미국의 9월 주택 착공과 허가 건수가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미 상무부는 17일 9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이 전달보다 10.2% 감소한 연율 기준 119만1000채에 그쳤다고 밝혔다.1993년 3월 이후 14년 만의 최저치다.

주택건설 선행지표인 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연율 122만6000채로 전달보다 7.3% 감소했다. 이는 1993년 7월 이후 최저치로 전달 대비 감소율로는 1995년 1월 이후 최대폭이다. 9월 주택 착공 및 허가 건수는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0.8%와 25.9%나 감소한 것이다.

또한 이는 월가 전문가들이 9월 주택 착공 및 허가 건수가 각각 128만채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수준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주택 착공의 경우 단독 주택에 비해 아파트의 감소폭이 커 아파트 착공은 22만8000채로 34.3%나 줄었다. 단독주택은 1.7% 감소한 96만3000채를 기록,1993년 3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난 이후 모기지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 기준 강화 추세는 주택시장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 침체가 경기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의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 15일 주택시장 침체가 내년 초까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필요할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0.3% 올라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2% 상승해 월가의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2.1% 상승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 판단의 근거가 되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이 전반적으로 예상에 부합하고 비교적 통제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FRB가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데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