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급등세를 나타내며 KT, 하이닉스, 삼성물산,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NHN의 주가 상승세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왔다. NHN에 대한 국내외 증권사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서울증권은 17일 최근 NHN의 주가 상승으로 목표주가에 근접했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목표주가는 수급 호조와 경쟁사 주가 상승에 따른 프리미엄을 반영해 29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NHN은 지난달 19일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 2일 11조원과 8일 12조원을 잇따라 넘어섰다. 8일 이후 하락하며 11조원대로 내려갔었지만 지난 12일 재차 12조원대로 올라섰다. 16일 시가총액은 12조6415억원으로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LG전자(12조7145억원) 다음인 17위까지 올라선 상태다.

최찬석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13일에 있었던 연간 가이던스 변경 이후 기관의 집중 매수 속에 1개월간 주가는 33% 급등했다"며 "새삼스럽지만 가이던스 상향 분은 시장에서 이미 예견해서 주가에 반영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재 NHN의 펀더멘털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해외 시장의 현황은 더욱 그렇기 때문에 목표 주가에 도달한 현재 투자 의견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나스닥 구글의 주가 상승에 따라 NHN의 주가도 같이 상승해야 한다는 논리가 있으며 구글의 PER을 적용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있다"며 하지만 "구글은 최근 1년간 47% 오른 반면 NHN은 178% 상승, 상승 속도가 구글의 4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어쩌면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겨뤄야 하는 경쟁자인 구글의 주가 상승이 NHN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생각은 아이러니컬 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증권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이 통신사의 시총을 능가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현재 검색 포털 선진국인 미국의 구글의 경우 AT&T 시총의 50% 수준이고, 일본의 야후 재팬의 경우 NTT의 30% 수준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재 인터넷 기업은 미디어 기업들(SBS, 온미디어)의 시총은 멀찌감치 따돌린 상황이지만 유무선 통신사를 능가하기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며 "이는 내수 시장에서 모든 플랫폼을 수직적으로 다각화하고 독점권을 보장 받는 통신 대기업들을 능가한다는 것은 아직은 시기 상조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의 수익 규모 측면에서도 에프엔가이드 기준 KT의 2007년말 순이익이 9520억원, SK텔레콤이 2조1000억원에 달해 단순히 PER 할증으로 넘기에는 만만하지 않은 규모라는 것도 걸리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서울증권은 NHN의 내수시장에서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현재 내수 시장만의 성장 가능성만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중요한데 추정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과도한 기대로 올랐다가 급하게 떨어지면서 '버블론'에 다시 휩싸이는 것보다는 계단식으로 확인하고 다지면서 오르는 주가가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