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상장사 사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편에선 2005년과 2006년 상장업체를 인수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등장했던 엔터업체들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기존 엔터사업 부문을 떼어내 잇따라 다른 업종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톱스타급 연예인들이 부실기업을 인수해 아예 '스타 1인 기업'으로 나서며 주식시장의 갑부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선 엔터 업종의 오랜 불황과 톱스타 중심의 기형적 구조가 이 같은 '양극화'를 낳았다고 해석했다.

1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7월 강원방송에 매각된 MK픽처스는 영화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비상장 신설회사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최근 공시했다.

분할 뒤 존속법인은 지비에스(GBS)로 상장을 유지하며 유선방송과 영화상영관 등의 사업을 벌이게 된다.

골든오일(옛 시나비전)과 케이앤엔터테인먼트도 MK픽처스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경영권 매각 후 해외자원개발업체로 변신한 골든오일은 지난달 19일 기존 연예매니지먼트와 IT(정보기술) 사업을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최근 동국제강 창업주의 3,4세들이 개인 출자해 철강업에 신규진출한 케이앤엔터테인먼트도 주력 사업이던 영화 제작을 분할해 비상장사로 남기기로 했다.

이에 비해 코스닥 관리종목 세이텍은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인수하고 4년간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비와 관련한 콘텐츠 및 매니지먼트 사업을 독점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오직 비를 위한 1인 기업이 된 셈이다.

유상증자 참여로 세이텍 지분 88만1446주(11.55%)를 취득한 비는 지난 12일 홍재화 대표로부터 11억원에 보유주식 25만710주(3.28%)와 경영권을 양도받았다.

이날 세이텍은 1950원(8.25%) 오른 2만5600원에 마감하며 8일 만에 상한가 행진을 끝냈다.

또 '원조 스타 1인 기업'인 키이스트는 최대주주인 탤런트 배용준(33.3%)의 지분 평가이익이 307억원 규모에 달한다.

키이스트는 배씨가 출연 중인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는 소식에 이날 600원(8.22%) 오른 7900원에 마쳤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