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면접이 하반기 대기업 공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실무형 영어회화 실력을 강조하면서 면접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토익,토플 점수는 만점에 가까운 고득점이지만 실무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인력이 적지 않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이다.

'벙어리 영어' 추방에 나선 주요 기업의 면접 실태를 살펴보고 대비책을 찾아본다.

삼성전자는 원어민 면접위원 2명과 면접자 6∼8명이 한 팀을 이뤄 주어진 주제에 대해 영어로 30분간 토론하는 방식으로 영어회화 실력을 평가한다.영어 면접은 면접시 가점(5%)으로 반영되며 영어회화 실력이 일정 수준 이하면 다른 면접 결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무조건 불합격된다.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도입되었으며,'비만이 한국 사회에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정부가 각종 <정크 푸드>에 대해 세금을 매겨야 하나'라는 등을 주제로 제시한 뒤 찬반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단순한 암기형 수험형 영어를 지양하고 영어로 된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검증한다"면서 "유창하게 말하기보다는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중시한다"고 전했다.삼성전자 측은 단순한 생활 영어만 하는 수준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며,토익이나 토플 점수 등은 말 그대로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올 상반기 대졸사원 공채부터 지원자들이 성적표에 써 낸 성적만큼 진짜 영어 실력이 있는지를 철저히 검증하고 나섰다.토익,토플 등 영어 공증기관의 시험 성적을 점수대별로 6단계로 나눈 뒤 각 단계별 수준에 맞는 영어 질문을 하는 방식이다.

미리 준비해 놓는 영어면접 문제은행제를 도입,본사 및 특정 직군은 실무급 회화 능력을 검증하고 연구직은 일상 의사소통 수준의 영어 실력을 요구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 공채부터 원어민 면접관이 영어 면접을 진행해 회화 가능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최저 기준에 미달하는 응시자는 탈락 처리된다.현대중공업은 원어민과 1 대 1로 일상회화 수준의 영어 면접을 진행하며 현대모비스도 공인어학시험 성적보다는 실질적인 활용도를 평가하는 영어 인터뷰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포스코는 영어면접 비중을 전체 전형의 12.5%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으며,SK텔레콤은 1차 실무 면접 때 30분가량 외국인과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도록 한다.

에쓰오일은 실제 업무에서 영어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가 주요 검증 포인트이고,GM대우자동차는 면접 때 영어 인터뷰 시간을 별도로 배정했다.STX는 원어민 면접관이 조당 20분에 걸쳐 진행해 영어 구사 능력을 세밀하게 평가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