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이상적인 배우자의 나이에 대해 저술한 프랑스의 한 학자는 '결혼이란 남녀 간의 신체적,경제적 성쇠에 따라 보완되는 결합이어야 한다'고 했다.

성적 능력이 왕성한 이십대는 정력을 상대의 경제력과 교환하고,사십대가 되어서는 반대로 자신의 경제력과 상대의 정력을 맞바꾸는 것이다.

그 말이 정답이라면 20년마다 파트너를 바꿔야 된다는 소린데 뭐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흥분할 분들과 듣던 중 제일 반가운 소리라고 할 놈들로 나뉠 것이다.

결혼을 할 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상대방의 나이다.

좀 지난 버전이지만 중년들이 결혼할 때 즈음에는 흔히들 여자는 나이가 진득한 남자를 만나야 사랑과 귀여움을 받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남편이 나이가 많으면 이해심도 많고 여자가 철이 없어도 대충 넘어가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세월이 조금 지나니 동갑내기는 티격태격하면서 시소타듯 살아도 금실이 좋아 궁합도 볼 필요 없이 잘 산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결혼 상대가 나이 어린 남자라고 하면 너도나도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추세다.

조사에 따르면 배우자의 이상적인 나이에 대해 3~4살 연상을 원한 남성이 25.4% 차지했으며,여성은 18.7%가 연하의 배우자를 선호하고 있어 연상 연하 커플에 대한 달라진 세태를 말해준다.

그러면서도 부부동반으로 모임에 참석할 때는 여자가 늙어 보여서 신경이 쓰일 것이고 나중에 남편이 바람을 피울지도 모르며 늘 엄마노릇,누나노릇을 해야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나 남자나 자신보다 어린 사람과 결혼을 하면 어쩐지 횡재한 것만 같고 뭔가 탁월한 능력이 있어 뵌다.

드러내놓고 얘기는 하지 않지만 음흉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따져보는 것이 있다면 밤일에 대한 상상 때문일 것이다.

'저 사람 땡 잡았네. 어디서 저런 영계를 꼬셨을까'하면서도 '코피 꽤나 흘리겠는 걸 아니면 속 꽤나 썩을 걸' 등등 부러움에 태클을 걸어보고 싶은 놀부 심보가 발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웬 걸,당장은 몰라도 나이 차가 너무 많을 때는 살다보면 무리가 따른다.

"친정 엄마가 그렇게 말릴 때 그만 뒀어야 했어. 어른들이 말릴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야. 신혼 때는 모르겠더니 살다보니 나이 차를 너무 많이 느껴. 잠자리도 잊어버릴만 하면 한 번씩 하는데 그것도 영 신통치도 않아. 그렇다고 난 한창이라고 자꾸 하자고 할 수도 없고…. 돈 있으면 뭐 해. 젊은 남자랑 사는 친구들이 제일 부러워."

성적으로 성숙해지는 중년여성에 비해 남성이 중년 이후에 하향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호르몬 때문이다.

남성은 대체로 40세를 계기로 급격한 노화의 길로 접어들어 '마음만 청춘'으로 변해버리는데, 여성은 40대에도 여전히 왕성한 성 기능을 발휘하게 되니 어쩌면 좋을까? 활활 타는 장작불,오래가는 연탄불,약한 듯하나 불만 붙으면 확 타오르는 숯불일 때는 사내답게 잘 살아지지만,빨아 주어야 화력이 좋아지는 담뱃불,온기는 있으나 헤집어야 불로 간신히 써먹을 수 있는 화롯불,연기만 나서 맵기만 한 모깃불,불도 아닌 것이 불인 척하는 반딧불이 되어 가면서 부인을 만족시켜 주지 못해 갈등은 노골화되곤 한다.

결혼생활이 결코 20,30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성적 능력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긴 부부생활 후반기를 생각한다면 부부의 나이 차는 신중해야 한다.

"말도 마. 어린 색시라고 좋아했지. 그땐 순진하고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도둑놈 소리 들어가면서 결혼했는데 그게 말야 살다보니 그게 아니더라구. 나는 나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아내 욕구를 다 따라갈 수 없는 거야. 아내에게 미안하기는 한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야. 대 놓고 내색은 안 하지만 아내 눈치가 보여서 내가 지레 못 견딜 거 같아. 요즘 후딱 하면 띠 동갑이니 뭐니 하는데 그거 다들 몰라서 하는 짓이야. 그저 사람은 비슷하게 만나야 뒤탈이 없어."

부부가 살아가는데 잠자리만 가지고 따질 일은 아니지만,그래도 무시할 수는 없는 일. 남편 늙었다고 구박말고 담뱃불도 감사하고 협조(?)나 잘해야 할 걸….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