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상승 종목 슬림화에 버블 논란까지 대두된 국내 증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본사기준으로 전분기대비 14% 증가한 16조68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27% 늘어난 2조700억원, 순이익은 54% 증가한 2조19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시장 예상치를 넘는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장초반 하락세를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발표 후 곧바로 상승 반전하며 어닝 서프라이즈의 힘을 보여줬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도 지수는 무덤덤한 모습이지만 향후 증시에는 유익한 영양소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꾸준히 샀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은 자금 부족으로 전기전자를 팔고 다른 주식을 사는 모습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3분기 호실적으로 그런 매매동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열론이 대두되고 있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에도 정당성을 부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EPS(주당순이익)이 올라가면 거래소 평균 PER이 내려간다"며 "같은 2000포인트라도 지수가 과매수 국면이 아닌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LG필립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훌륭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IT주에 대한 우려도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부 종목의 상승에만 의존했던 시장의 선택폭이 넓어지면서 지수 추가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실적 발표 전부터 전기전자 업종을 순매수하던 개인들은 실적 발표 후 본격적으로 매수폭을 확대하며 현재 전기전자업종만 115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와 내년 실적이 불투명한 가운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사야 할 때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모멘텀을 확인한 뒤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던 때는 이미 지났다"며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에 따른 강세는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는 소외업종 블루칩 매수관점의 실행여부를 결정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