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K씨는 올초 태어난 아들 명의로 거치식 펀드에 가입했다.

업무 차 많은 재무설계 전문가들을 만나 본 결과 자녀를 위한 투자는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고,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자녀 출생 직후 자녀 명의로 투자 상품에 가입해 주는 것이 유행이다.

미성년자의 경우 10년간 합산하여 1500만원 한도 내에서 증여하면 세금 부담이 없다는 규정을 활용한 것이 하나의 포인트다.

절차도 비교적 간단하다.

자녀 명의로 투자 상품에 가입한 후 가까운 세무서를 방문해 증여신고 절차를 밟으면 된다.

수수료 등 제반 비용과 주가 등락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는 있겠지만, 연평균 12%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 6년마다 자산이 2배 가까이 불어나게 된다.

예컨대 자녀 출생 직후 1500만원을 투자 상품에 가입한 후 장기간 운용한다면 성인이 되는 20세 시점에는 약 1억2000만원가량으로 불어나고 30대 초반이 되면 이미 4억여원에 달하게 된다.

최초 투자원금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장기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복리 효과를 누리게 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산이 급격히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1970년대에 강남땅,80년대 삼성전자 주식,90년대 닷컴주에 묻어둔 것이 대박의 상징이었다면, 21세기에는 자녀를 위해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될 것이다.

투자하는 동안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해가고 투자 금액이 어떤 원리로 불어나는지 등 일지를 만들어 물려 준다면 더없이 좋은 경제 교육도 될 것이다.

자녀 교육비에 대한 개념을 '무분별한 사교육비 지출'에서 '자녀의 미래를 지원하기 위한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투자'로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다.

사교육은 대학 입시에 초점을 맞추지만 미래에 대한 지원은 자녀의 적성과 진로,유학과 직업 선택 등 인생의 전반적인 부분들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학력 인플레, 취업난, 글로벌화 등과 같은 사회 환경의 변화로 대학 진학 이후 필요한 비용이 오히려 더 커지는 추세이다.

통상 이 시기는 부모의 은퇴 시점과 맞물려 있어 자칫 정상적인 가계 운용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입시를 위한 사교육에 올인하기보다 대학 진학 이후까지 염두에 두고 자녀 교육비를 안배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M과장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최근 세 살 난 딸의 미래를 위해 준비를 서둘러야겠다고 결심했다.

본고사와 수능1세대인 M과장의 사교육비를 대느라 정작 본인의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부모님,그리고 취업난으로 영어와 각종 자격증 준비 등에 매달리며 대학 입시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막내 동생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세 살 된 딸의 연간 대학등록금을 1000만원,교육비 상승률을 7%,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6년간 투자수익률을 연평균 10%로 잡고 매월 25만원 정도를 어린이 변액유니버설보험(CVUL)에 가입했다.

자녀가 커가는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이 상품의 기능인 '중도 인출' 제도를 활용해 학자금 일부를 조달할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만일 대학 진학 후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학비 부담이 예상보다 줄어든다면 남은 적립액을 유학이나 MBA,로스쿨,의학전문대학원 등 한 단계 높은 경력을 쌓는 데 활용하거나 결혼 자금으로도 쓸 요량이다.

FP와의 상담을 통해 사전에 자녀 교육에 필요한 자금 규모와 시기를 예측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한다면 갈수록 증가하는 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권대홍 <AIG생명 마스터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