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업 코리아] 현대ㆍ기아차 ‥ 현지 맞춤형 모델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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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이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체질 강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 임직원이 총력을 다해야 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열린 현대·기아차 해외 지역본부장 회의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다.
그간 현대·기아차의 성장 동력이었던 해외시장에서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따른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이다.
선진국 시장은 정체 상태에 놓인 가운데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산업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업체 간 경쟁도 심해져 판매를 확대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배기가스를 줄인 디젤엔진과 휘발유와 전기 배터리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엔진,연료전지 차량 등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현지 맞춤형 모델로 승부
최근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영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세계 각지에 공장을 건설,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내놓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 기아차가 지난해 연말부터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한 준중형 해치백 시드를 유럽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현대차가 i30를 유럽에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드와 i30는 현대·기아차가 유럽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춰 개발한 첫 번째 모델이다.
인도에서는 현대차 제2공장 가동을 계기로 전 모델에 대한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이달 말 인도에서 상트로(아토스)의 후속 모델인 PA(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앞서 현대차는 인도시장에서 기존 4가지 트림이던 상트로를 3가지 트림으로 바꾼 데 이어 겟츠(클릭)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중국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변형된 현대차 신형 아반떼와 기아차의 중국형 스포티지를 곧 선보인다.
이처럼 현대차가 현지 전략형 모델에 주력하는 것은 판매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생산량 확대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 연말이면 현대차 130만대,기아차 73만대 등 연간 203만대의 해외 생산 능력을 갖춰 외형적으로는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비하게 되지만 이에 반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개발 박차
친환경차 개발은 모든 자동차 업체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유럽연합(EU)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현행 186g/㎞에서 2008~2009년부터는 140g/㎞ 이하,2012년부터는 120g/㎞ 이하로 줄이도록 하는 등 각국 정부의 배기가스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기아차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연료전지 자동차다.
현대차는 2009년 양산을 목표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개발 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2020년 이후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수요가 줄어들고 연료전지 차량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연료전지 컨셉트카 아이블루를 선보여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가 일본기술연구소에서 100%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아이블루는 100㎾의 출력으로 최고 시속 165㎞의 속도를 내며 한 번 충전으로 600㎞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2012년부터 아이블루의 양산형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GM과 포드가 2010년,도요타가 2015년을 연료전지 차량의 양산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이 분야에서 현대차의 기술 수준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