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서울)이 빛고을 전국체전 첫 경기에서 여유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88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고등부 계영 800m 결승전이 열린 10일 오후 광주 염주수영장.서울팀 마지막 주자로 나온 박태환은 이날 세 번째 주자 박영호(서울)가 600m 지점까지 1위 충북에 뒤진 2위로 처져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과 달리 체육복 상의조차 벗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아 여유를 부렸다.

팔만 가끔 휘두르던 박태환이 상의를 벗고 반신 수영복 차림이 된 것은 박영호가 550m 지점을 찍고 자신을 향해 헤엄치기 시작했을 때였다.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선 박태환이 박영호 대신 물속으로 뛰어들었을 때 충북이 5분48초17로 선두였고 서울은 5분48초57로 0.4초 뒤져 있었다.

부지런히 헤엄치는 김준기(충북)와 달리 박태환이 천천히 팔을 휘젓자 관중석에선 "박태환이 힘을 다 쓰지 않나 보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하지만 50m를 헤엄쳐 650m 지점을 찍고 방향을 바꿨을 때 박태환은 이미 6분15초15로 김준기를 0.23초나 앞질렀고 이 차이는 700m 지점에선 1.63초,마지막 50m에서는 두 선수의 차이가 어느새 9.22초나 벌어졌다.

그는 경기 후 "이번 체전은 5관왕이 목표"라며 "전국체전 첫 매듭을 잘 푼 만큼 내일 자유형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