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금융계 및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업계가 장악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시장의 구조가 금융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분양가 인하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동안 대형 오피스빌딩 등 국내 부동산을 매입해 온 맥쿼리 등 외국계 은행이 부동산개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계가 부동산개발 주도권 잡나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지만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 등을 분석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때문에 대형시공사들의 지급보증이 없으면 돈이 되는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대출을 해줄 수 없었다. 결국 '돈줄'을 쥐고도 사업의 주도권은 언제나 건설업계에 넘겨줬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부동산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금융권이 주도해 직접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서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사업자 공모를 마친 경기도 판교신도시의 중심 상업용지 개발사업이다.

총 5개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한 이 사업의 경우 결국 탈락했지만,한진중공업 컨소시엄과 기업은행 컨소시엄 등 2곳이 사실상 금융권 주도의 컨소시엄이었다.

만약 맥쿼리 컨소시엄이 삼성물산 등 시공능력 평가순위 10위권 내 7개 업체로 구성할 것으로 보이는 경쟁자 삼성물산 컨소시엄을 따돌리고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권을 따낸다면 부동산 개발시장의 주도권이 건설업계에서 금융계로 넘어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영향은

전문가들은 건설회사를 지급보증 업체로 끼지 않고 금융회사가 직접 사업을 주도할 경우 분양가 인하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건설회사들에 비해 자금동원 능력 측면에서 뛰어난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직접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 경우 금융조달 비용이 낮아져 결과적으로는 분양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회사들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있는 건축비용 등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맥쿼리 컨소시엄의 경우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참여의사를 전달해 온 한 건설회사에 대해 "건축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형 부동산개발 사업 주도권을 금융계가 건설업계로부터 확실히 가져오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다. 개발사업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이해도가 커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건설업계에 비해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내 오피스빌딩 등을 잇달아 매입해 온 맥쿼리가 이번 용산국제업무단지개발사업을 통해 부동산개발에도 직접 뛰어들겠다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98~2006년 사이 메릴린치 4880억원,맥쿼리글로벌프로퍼티스 3537억원,ING 3070억원,도이치투신운용 2037억원,모건스탠리프로퍼티스코리아 1808억원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국내 오피스 빌딩 매입에 수천억원씩 쏟아부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