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Diamond) 펄(Pearl) 에메랄드(Emerald)….'

보석 이름이 아니다.

지난 7월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문을 연 삼성증권 'Fn아너스 삼성타운' 지점의 자산관리 상담실 이름이다.

상담실마다 LCD TV와 컴퓨터 빔프로젝터 등이 설치돼 있고 내부 인테리어도 편안하고 밝은 느낌의 아이보리색 최고급 벽지와 연갈색 가구로 꾸며졌다.

고객 휴식공간으로 북카페 와인바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최고급 카페 같은 분위기다.

증권사 객장 하면 으레 떠올릴 만한 커다란 시세판과 HTS(홈트레이딩시스템)용 단말기를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다.

증권사 점포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에 따라 각 증권사들이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 영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간판점포들의 인테리어를 잇따라 리모델링,투자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상대 삼성증권 Fn아너스삼성타운 지점장은 "최근 점포 리뉴얼의 트렌드는 '은행과 증권 간 영역 허물기'"라며 "그동안 주식보다 부동산과 예금에 치중했던 개인 큰손들과 기업 고액연봉자 등을 겨냥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단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초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근처에 개설한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 도곡'은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토털금융서비스 공간'을 표방한다.

이 점포는 객장 소파와 시세판을 없앤 대신 WM상담 부스를 외부로 전면 배치했다.

대다수 금융회사가 자산 관련 상담공간을 따로 두는 것과 대조된다.

김종태 지점장은 "그동안 브로커리지 중심 증권사로만 각인됐던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WM영업 중심으로 공간 배치를 바꿨다"며 "주식 및 금융상품은 물론 세무 부동산 연금 IB연계 상품 등에 대해 전문교육을 받은 우수 영업직원과 외부 전문가를 대규모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강남지점은 지난 2월 점포 리모델링을 통해 상담창구 칸막이와 개인상담실의 문을 모두 유리로 바꿨다.

흰색 계통의 대리석으로 바닥을 깔고 조명 밝기도 기존보다 두 배 정도 높였다.

고봉준 강남지점장은 "기존의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던 점포 이미지를 좀 더 활기차고 개방적인 이미지로 바꾸고자 했다"며 "처음엔 '비밀 유지를 원하는 부자들이 이런 변신을 반가워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오히려 깔끔하다는 평으로 고객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증권업계에 WM와 IB 분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은 은행과 복합 거점점포를 마련,고객 편의성을 높였으며 미래에셋증권도 VIP고객 전용 상담부스를 설치하는 등 일대일 자산관리가 쉽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