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회담일정 하루 연장" 깜짝 제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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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평양에 하루 더 머물러 달라고 전격 제안한 것을 표면적으로만 보면 정상회담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경제가 파탄난 후 미국과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들의 '마지노선'인 핵무장을 포기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선의로 해석하는 것이지만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현실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론 김 위원장의 즉흥적인 성격이 정상 외교에서까지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노 대통령이 이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은 수용시 제기될 수 있는 국내의 비판 여론을 일차적으로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평양에서 하루 더 체류한다고 해서 남북간 '합의내용'이 반드시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 간 무거운 현실 인식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이었다.
노 대통령은 그 전제 조건으로 군축과 비핵화의 필요성을 설득하러 갔다.
북한은 지난주 6자회담에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는 조건으로 핵폐기 전 단계인 불능화와 신고를 올해 안에 끝내기로 합의했다.
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당초 3일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가가 늦어져 합의문 공개가 4일 전후로 미뤄졌다.
김 위원장은 6자회담 합의문이 발표된 후 노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했을 가능성이 크다.
6자회담은 내용적으로 논의가 끝났지만 대외적인 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양 정상 간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만들자는 것인데,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는 '숙고'거리가 될 매력있는 제안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김,국제 여론 살피는 듯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에 쏠린 국제 여론,특히 미국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담 연장이라는 깜짝 제안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고 이번 회담의 극적인 효과를 높이려 했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에 대해 진지한 의지를 가졌음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것은 북한이 당초 대가를 보장받지 않은 채 이번 정상회담에 응했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됐다.
아울러 이 같은 '깜짝 쇼'로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 있는 한국의 국내 정치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주목을 끌어모으자는 계산이 깔렸을 수도 있다.
◆"아리랑 공연 꼭 보고 가시라"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준비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갈 것을 일정 연기 제안의 주요 이유로 언급했다.
그는 집단체조 공연물인 아리랑 공연을 노 대통령에게 반드시 보여주고 싶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리랑 공연을 볼 계획이었으나 비가 와서 이날 낮에 사실상 취소됐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한 나라의 정상인데 공연 계획 같은 사소한 이유로 정상회담 일정을 연장하자고 요청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일정 연기 제안의 이유일 가능성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사정이 어떠하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북한과 김 위원장은 상궤를 벗어나는 행동을 보였다는 점에서 적어도 '정상적'이지는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합의문과 협상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평양=공동취재단/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북한은 경제가 파탄난 후 미국과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들의 '마지노선'인 핵무장을 포기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선의로 해석하는 것이지만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현실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론 김 위원장의 즉흥적인 성격이 정상 외교에서까지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노 대통령이 이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은 수용시 제기될 수 있는 국내의 비판 여론을 일차적으로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평양에서 하루 더 체류한다고 해서 남북간 '합의내용'이 반드시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 간 무거운 현실 인식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이었다.
노 대통령은 그 전제 조건으로 군축과 비핵화의 필요성을 설득하러 갔다.
북한은 지난주 6자회담에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는 조건으로 핵폐기 전 단계인 불능화와 신고를 올해 안에 끝내기로 합의했다.
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당초 3일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가가 늦어져 합의문 공개가 4일 전후로 미뤄졌다.
김 위원장은 6자회담 합의문이 발표된 후 노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했을 가능성이 크다.
6자회담은 내용적으로 논의가 끝났지만 대외적인 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양 정상 간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만들자는 것인데,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는 '숙고'거리가 될 매력있는 제안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김,국제 여론 살피는 듯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에 쏠린 국제 여론,특히 미국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담 연장이라는 깜짝 제안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고 이번 회담의 극적인 효과를 높이려 했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에 대해 진지한 의지를 가졌음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것은 북한이 당초 대가를 보장받지 않은 채 이번 정상회담에 응했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됐다.
아울러 이 같은 '깜짝 쇼'로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 있는 한국의 국내 정치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주목을 끌어모으자는 계산이 깔렸을 수도 있다.
◆"아리랑 공연 꼭 보고 가시라"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준비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갈 것을 일정 연기 제안의 주요 이유로 언급했다.
그는 집단체조 공연물인 아리랑 공연을 노 대통령에게 반드시 보여주고 싶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리랑 공연을 볼 계획이었으나 비가 와서 이날 낮에 사실상 취소됐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한 나라의 정상인데 공연 계획 같은 사소한 이유로 정상회담 일정을 연장하자고 요청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일정 연기 제안의 이유일 가능성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사정이 어떠하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북한과 김 위원장은 상궤를 벗어나는 행동을 보였다는 점에서 적어도 '정상적'이지는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합의문과 협상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평양=공동취재단/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