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퇴출 규정이 내년부터 크게 강화돼 30여개의 기업이 퇴출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곽성신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장은 1일 코스닥 상장기업 1000개 돌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부터 강화될 퇴출기준에 따르면 현재 40여개 관리종목 중 30개 정도가 퇴출 요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내년 3월부터는 상장폐지 사유로 경상손실 규모가 자기자본의 50% 이상인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되는 경우가 추가된다.

곽 본부장은 그러나 "내년 3월까지 퇴출요건을 벗어나면 되기 때문에 정확한 퇴출 예정기업은 내년에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시장은 1996년 출범 후 지금까지 352개사가 퇴출돼 연평균 32개사가 사라졌지만 지난해에는 10개사만이 상장 폐지됐고 올해는 지금까지 6개사가 퇴출됐다.

곽 본부장은 이어 "퇴출이 임박한 기업 가운데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자주 발생해 결국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면서 "순리에 따르는 퇴출이 낫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영권 변동이 잦은 기업과 경영인들의 횡령 배임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 본부장은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가 1000개를 넘고 시가총액 100조원,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 해소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미래나노텍 상보 아이에스시테크놀로지 네오티스 등 4개사가 상장함에 따라 코스닥 전체 상장사 수는 1001개(뮤추얼펀드 1개사 제외)로 늘었다.

코스닥 상장기업 1000개 돌파는 장외 주식시장으로 개설된 이후 20년6개월,정규 주식시장으로 출범한 이후 약 11년3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상장기업 수 기준으로 미국 나스닥(3095사),캐나다 TSX-V(2129사),영국 AIM(1685사)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시가총액은 이미 3년 연속 4위를 지키고 있고 거래대금으로도 7년째 나스닥에 이어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엔 외국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기업인 3노드디지탈이 상장하면서 글로벌시장으로서의 면모도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스닥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연내 출범할 것으로 관측돼 '아시아 최대 중소·벤처기업 증시' 타이틀을 차스닥에 내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곽 본부장은 게임업체들의 코스닥시장 진입 완화 요청에 대해 "게임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상용화 게임 2개 이상 등 기존 상장 참고기준을 완화하는 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광진/김형호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