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졸 취업시장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삼성 4년만에 공채규모 대폭 축소 왜?… 일자리 창출 협력 위한 '채용확대' 중단
현대·기아차나 LG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이 한 해 2000명 내지 3000명 정도를 채용하는 데 비해 삼성은 최근 3년간 매년 8000명 이상을 뽑았다.

그랬던 삼성이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줄이기로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삼성은 그동안 필요 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신규 채용해왔다.

2002년 5400명이었던 삼성의 채용 규모는 2003년에 670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최근 3년 동안에는 △2004년 8060명 △2005년 8300명 △2006년 8500명 등 연간 8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다른 대기업의 한 해 채용규모를 크게 넘어서는 4500명을 채용했을 정도다.

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반도체 LCD 조선 등 대규모 제조산업을 주력으로 삼는 특성상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지난 3년간 채용규모는 적정 인력을 웃도는 수준이었다"며 "실제 필요 인력보다 매년 많게는 1000명가량을 더 충원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필요인력 이상의 채용을 한 것은 삼성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고,최근 정부와 사회 각계가 힘쓰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적극 협력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삼성이 올해 하반기 채용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한 것은 채용을 늘리는 것보다 그룹의 현재 위기를 타개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그룹 공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실적부진으로 고전하는 만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룹 관계자는 "사실 올해 채용규모도 어찌보면 적정인력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채용을 늘리기 어려운 전자 계열사를 제외한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등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지난해와 같은 채용규모를 유지한 것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