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개봉을 앞둔 허진호 감독의 4번째 사랑이야기 <행복>은 그의 전작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처럼 사랑의 낭만과 현실을 섬세한 통찰력으로 풀어낸 영화다.

제대로 된 고백 한 번 못해보고 마음 속으로만 사랑을 키워가던 <8월의 크리스마스>속 연인들은, <행복>에선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함께 밤을 보내며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남녀가 되었다.

<행복>의 연인들은 “내가 그렇게 좋아?”, “너 없으면 이제 못 살 것 같아” 와 같은 닭살 돋는 대화를 나눌뿐더러, 여자는 남자에게 “우리 같이 살래요?”라고 대담하게 프로포즈하고, 남자는 여자에게 꽃을 바치며 그야말로 영화처럼 사랑을 고백한다.

한치 앞을 기약할 수 없는 아픈 몸이지만 그렇게 마음껏 연애를 즐기는 두 남녀의 모습은 말 그대로 낭만적이다.

<봄날은 간다>에서의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는 소심한 원망은 “개새끼, 니가 사람이니?” 라는 격앙된 욕설이 되고, 민망하게 읊조리던 “변하는 거야…”란 대꾸는 “니가 좀 떠나줘”라는 잔인하고 솔직한 요청으로 변했다.

두 주인공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사랑과 이별의 언어들은 마치 내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 같이 생생하다. 이처럼 여전히 섬세하고 더욱 풍성해진 <행복>의 연애화법은 허진호 감독의 전작들처럼 또 다시 대한민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교본이 될 전망이다.

영화 <행복>은 바로 이런 양면성을 가진 우리네 사랑 이야기다.

사랑의 낭만만을 변주하는 동화 같은 로맨스가 아니라, 한번쯤 연애를 해본 성인이라면 누구나 딱 내 얘기!라며 웃고 울며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의 로맨스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한 스타배우 황정민과 임수정,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 멜로 감독 허진호. 이들 세 사람이 모인 영화 <행복>은 2007년 하반기 충무로 화제작으로 꼽히고 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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