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보드 시장(옛 제3시장)의 대장주격인 한일합섬이 시장을 떠난다.

프리보드 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일합섬이 빠지게 됨에 따라 프리보드 시장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일합섬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프리보드 지정 해제를 자진 신청키로 결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프리보드 시장 거래가 회사의 업무 효율성뿐 아니라 주주에게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돼 지정 해제를 결정했다"며 "지정 해제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액주주 지분은 공개 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후 증권선물거래소 시장 재상장 여부와 관련,"현재 한일합섬은 재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요건이 되면 고려해볼 수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일합섬은 동양메이저산업 등 최대주주 지분 91.89%를 제외한 소액주주 보유 주식을 다음 달 1∼31일,11월22일∼12월21일 등 두 차례에 걸쳐 공개 매수할 계획이다.

공개 매수 대상 주식은 보통주 225만3852주,우선주 1만6803주로 매수 가격은 각각 주당 8000원이다.

21일 종가인 6980원 대비 15%가량 높다.

한일합섬의 프리보드 지정 해제 및 주식 소각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11월2일 열린다.

한일합섬은 1974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으나 1998년 부도가 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2003년 상장폐지됐다.

2005년부터 프리보드 시장에 등록된 후 거래가 재개됐으며 올초 동양메이저에 피인수되면서 동양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21일 기준 한일합섬 시가총액은 1900억원으로 프리보드 시장 전체 7500억원의 25%에 해당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