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19일 신씨가 지난 7월16일 미국 출국 전 학력위조와 출국문제를 변 전 실장과 논의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의 전화통화 내역과 신씨의 진술에서 신씨가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직전 변 전 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변 전 실장이 학력위조를 은폐하기 위해 신씨를 피신시켰는지 조사 중이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서 "출국하기 전에 변 전 실장과 통화해 '미국에 가서 학위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자 변 전 실장이 국내에 머물며 로펌을 알아보라고 만류했다"며 "미국에 체류할 때는 한 차례도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7월 말 신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변 전 실장이 신씨의 미국 체류를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변 전 실장의 차명계좌나 신씨와 인적 연결고리를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변 전 실장과 친분이 있는 동국대 고위 관계자들도 신씨의 학력위조 사실을 확인한 뒤 고소♥고발을 미룬데 범인도피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

동국대는 7월17일 신씨의 학ㆍ석사 학위가 모두 가짜임을 확인했고 비엔날레 재단이 다음 날 바로 신씨를 광주지검에 고발했음에도 일주일이 지난 23일 신씨를 서부지검에 고소해 신씨의 도피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종로구 고급호텔 '서머셋 팰리스'에 변 전 실장이 13개월 동안 투숙하면서 숙박료를 대납케 한 것과 관련해 뇌물수수 정황이 있다고 보고 비용을 지출한 이를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그 부분에 대한 수사를 종료했다.

검찰은 신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몰린 대기업 후원금의 일부를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한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주말께 이 혐의를 첨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여러 혐의 중 흥덕사 국고보조금 지원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본민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변 전 실장에 대한 수사가 여러 가지로 꽤 많이 축적돼 있다"면서 "수사는 끝까지 갈 것이며 의혹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검찰은 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씨처럼 기각될 것에 대비해 철저히 관련혐의를 조사해 영장에 적시하고 기각될 경우 신씨와 공동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