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휴대폰이 경제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4일자)는 "최근 아프리카에서 상업 활동과 생필품 구입 등에 휴대폰이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되고 있다"며 "아프리카의 휴대폰 가입자 수도 급격히 늘어 올해 말까지 2001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2억61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케냐의 오지 마을 무루구루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통신수단이라고 해봤자 공중전화 한 대가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마을 언덕에 이동통신 기지국이 세워지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마을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그레이스 와치라씨는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시간과 돈을 절약하게 됐다"며 "휴대폰이 없었을 때는 옷감을 사기 위해 몇 시간을 걸어 이웃 마을로 가야 했지만 이제는 휴대폰으로 옷감을 주문하고 손님들과 거래도 휴대폰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량 운수 사업을 하는 수전 와이리무씨도 "휴대폰을 산 이후로는 고객들과 손쉽고 빠르게 연락하고 있다"며 "덕분에 수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루구루 마을에서 휴대폰은 시간을 절약해주고,농산물 가격 정보를 주며,의료·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생활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이는 단지 이곳뿐만 아니라 최근 아프리카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인구(1억3400만명)를 보유한 나이지리아의 경우 2001년 50만명에 불과했던 휴대폰 가입자 수가 현재는 3000만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아직도 아프리카에는 이동통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며 "이는 통신 업체들이 그만큼 많은 돈을 아프리카에서 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