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다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사진)은 취임 21년째의 장수 여성 장관이다.

그는 올해 초 미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내정에 간섭하면 협상을 중단하겠다"며 큰소리를 쳤을 정도로 통이 큰'여걸'이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거침없이 답변을 토해냈다.

라피다 장관은 '말레이시아는 이미 제조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노동집약적인 업종의 경우 외국기업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회사도 오히려 정부가 나서 해외로 나가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이제 연구개발(R&D),디자인 등 지식집약적인 산업으로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피다 장관은 한국 기업들이 투자하면 좋을 업종으로 전기·전자와 기계,장비,부품을 꼽았다.

IT(정보기술)와 통신 등 서비스업종의 투자도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완성품 위주의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는 외국인 투자의 질을 바꿔보겠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제품들은 품질이 매우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말레이시아에 부족한 부분(고부가가치 산업)을 한국 기업들이 채워주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라피다 장관은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의 이점으로 사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꼽았다.

도로,항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물류비용이 적고,하이테크 기업이나 국가 전략에 부합하는 산업에 대해서는 각각 5년,10년간 세금이 면제된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또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경제 펀더멘털도 견조하다"고 자부했다.

라피다 장관은 말레이시아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젊은층을 잘 교육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똑똑하고 부지런하면서 동시에 절제를 알고 애국심을 가진 인재를 키워야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좋은 교육'에 대해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