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11월부터 하루 생산량을 50만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OPEC 각료회담에서 회원국들은 국제 원유 시장의 가격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하루 2580만배럴인 OPEC 전체 생산량을 오는 11월1일부터 50만배럴 더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압둘라 알-아티야 카타르 에너지 장관이 밝혔다.

OPEC이 하루 공식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은 200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OPEC의 원유 증산이 소폭에 그쳐 유가 상승 억제에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OPEC 증산 발표에 앞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국제 유가와 선진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OPEC이 증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증산 규모는 상징적인 수준인 약 50만배럴에 그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일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주 말 대비 배럴당 79센트 오른 77.4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월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78.77달러)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OPEC이 소폭이나마 증산에 나섰기 때문에 유가 상승 압력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