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예절로 권장돼 왔던 '한 줄 서기' 문화가 오히려 안전사고와 기계고장의 위험성만 높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는 한국승강기안전원과 공동으로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걷거나 뛰지 말고 손잡이를 잡고 이용하자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타기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2002년 시민단체 등의 캠페인 이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의 오른쪽은 서 있는 사람이 이용하고 왼쪽은 바쁜 사람들이 걸어갈 수 있도록 비워두는 '한 줄 서기'가 에스컬레이터 예절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한 줄 서기' 문화가 정착되면서 오히려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다가 넘어지는 사고가 크게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5∼8호선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건수는 '한 줄 서기' 캠페인 시행 전인 2002년 16건에서 지난해 87건으로 6배 높아졌다.

공사 관계자는 "안전사고와 함께 에스컬레이터 고장도 이전보다 잦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공사는 건대입구역 캠페인을 시작으로 앞으로 도철이 관리하는 148개 전 역사에서 캠페인을 실시하는 한편 각종 홍보물도 제작,배부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도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를 계속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