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다국적제약사 고위급 인사들이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과의 제휴·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잇달아 한국을 방문한다.

이는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가 지난 6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의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다국적제약사들이 한국을 신약 개발을 위한 '전초 기지'로 주목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바이오코리아 2007' 행사에 머크,릴리,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로슈 등 총 5개 다국적 제약사가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바이오코리아 2007은 국내외 총 230개 바이오벤처 기업이 참가해 각 기업들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소개하고,국내외 제약사와의 제휴· 협력을 모색하는 장이다.

이들 다국적제약사는 전체 행사 중 비즈니스포럼에 주로 참가한다.

비즈니스포럼이란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과 제약사 간 제휴·협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설명회,관심 기업 간의 일대일 미팅 등으로 진행된다.

올해 이 행사의 공식 스폰서를 맡은 머크가 가장 적극적이다.

머크는 라메시 수브라마니안 아시아·태평양총괄 사장,바랏 초우리라 글로벌 라이선싱 담당 수석상무 등 본사 임원진 20명이 한국을 찾는다.

이 중 초우리라 상무를 비롯한 글로벌 라이선싱 담당팀은 1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연쇄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머크의 한국법인인 한국MSD의 마크 팀니 사장은 "본사 임원들의 이번 방문은 한국이 신약 개발의 전초기지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한국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신약 개발 파트너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릴리의 경우 유툰데 타이오 글로벌R&D파트너십 개발 담당 부사장 등을 비롯한 5명의 본사 임원진이 한국을 방문한다.

릴리는 또 지난 2일부터 열린 세계폐암학회 학술대회에 맞춰 항암제 분야 R&D 총괄책임자인 리처드 게이너 부회장 등 20명이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화이자도 B. J.봄만 전략적 제휴 담당 부사장 등 5명을 한국에 파견키로 했으며,노바티스는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을 대상으로 '노바티스 벤처펀드'에 대한 설명회를 12일 개최할 예정이다.

바이오벤처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가뭄'에 허덕이는 다국적제약사들이 최근 2∼3년 새 기술력이 크게 향상된 한국 바이오 벤처들을 유력한 R&D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