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파업 없이 올 임단협을 타결했다는 소식을 접한 울산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또 이번 무파업 타결을 계기로 영구적인 노사 상생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두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현대차 노사가 울산시민,더 나아가 국민의 염원을 받아들여 10년 만에 무파업 타결을 이끌어낸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국민과 조합원들의 뜻을 외면하지 말고 노사 상생의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행복도시 울산만들기협의회 등 울산지역 시민사회경제단체들이 현대차 노조와 갈등을 빚게된 것도 결국엔 같은 울산에서 다 같이 행복하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갈등과 대립을 깨끗이 털고 울산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기업도시로 변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동우 울산중소기업지원센터 본부장도 "현대차가 파업에 휘말리지 않고 노사 스스로 자율적인 타결을 이뤄낸 것은 울산의 노사문화에 새 전기가 될 것"이라면서 "현대차는 울산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실로 큰 만큼 노사 상생을 통해 울산경제 발전에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은 물론 경주 부산의 현대차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이날 현대차 무파업 타결소식을 접하며 노사관계의 지속적인 평화를 바랐다.

경주에 있는 현대차 협력업체인 영풍기계 이일병 이사는 "지난 20년간 한 해도 쉬지 않고 현대차 노조 파업 때문에 마음을 졸여왔다"면서 "올해는 이러한 고통을 받지 않고 추석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부산 녹산공단의 K사 김모 사장도 "해마다 현대차 파업 때문에 조업단축을 하는 등 피해가 말할 수 없이 컸다"면서 "이제 현대차 노조도 현대차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노사화합을 통해 보답해주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현대차 조합원들도 임단협 타결에 지지를 보내면서 앞으로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노사 화합이 전개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제2공장 조합원이라고 밝힌 이모씨(47)는 "이번에 회사가 내놓은 일괄협상안이나 노조가 이례적으로 보여준 파업유보 결정을 보면 무파업 타결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비록 20년 강성파업 기록을 갖고 있지만 이렇게 무파업 타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니 속이 시원하다"고 기뻐했다.

이날 현대차 노조 현장조직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도 무파업 타결과 관련된 글로 채워졌다.'실노회' 게시판에는 아이디 '현자인'이란 조합원이 '올해 임단협을 지켜보며'란 글을 통해 "이번 만큼은 추석에 마음 편하게 고향에 다녀올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디 '협상가'란 한 조합원은 "이번 무파업 타결을 보면서 파업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요구하는 바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이제 파업하지 않으면 무조건 어용이고 투쟁을 외쳐야만 인정받는 노동운동은 설자리를 잃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상욱 지부장이 소속된 '민투위' 게시판에는 많은 조합원들이 올해 무파업 타결을 이뤄낸 이 지부장을 치켜세우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한 조합원은 "이제 파업의 '파'자만 들어도 신물이 나올 지경이다"면서 "이번에 20년 파업의 고리를 끊고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한 이 지부장을 높이 평가한다"는 글을 남겼다. 네이버와 다음 게시판 등에는 "이제는 마음 놓고 현대차를 사야겠다"는 시민 네티즌들의 반응도 올라왔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