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서 '다맛 코다리ㆍ동태찜'이란 상호로 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태은이라고 합니다. 전업주부로 있다가 지난 1월 창업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업 초보자입니다. 하지만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약 1년간 동태 요리에 대해 공부를 충분히 해 요리만큼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2차선 지방도로와 접한 상가 건물 2층에 점포를 얻어 정식 영업에 들어갔습니다. 신축 상가라 권리금은 없었고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관리비 포함)가 350만원 들어갑니다. 매장면적 40평에 인테리어와 각종 시설을 갖추면서 6000만원이 들어갔습니다. 초기 투자비용이 9000만원 소요된 셈이지요. 테이블수가 21개에 이르러 손님 80명 정도는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종업원은 주방 1명, 홀 1명 등 2명을 쓰고 있고, 인건비로 300만원을 지출합니다. 메뉴는 코다리찜, 동태전골, 동태찜을 주력으로 2만~2만5000원을 받습니다. 식사로는 코다리정식 6000원, 갈치조림정식 7000원, 동태탕 6000원, 황태해장국 5000원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변에는 아파트단지가 줄지어 있고 세대수에 비해 상가가 많지 않은 것 같아 음식 맛이 소문나면 절로 매출은 뜰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그런데 개업 초기 하루 40만원대 매출을 유지하다가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하루 30만원도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한 달로 치면 약 700만원 매출이 오르는데, 이 정도로는 전혀 수지가 맞지않는 형편이죠.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은데, 좋은 방안이 없을까요.


◆ 상권과 입지는

의뢰인의 점포가 있는 용인은 난개발로 택지개발지구마다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상권 형성 측면에서 보면 수지, 죽전, 동백 등 용인시에 속하는 거의 모든 택지개발지구 상가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현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거 인구는 많은데, 도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고 난개발에 따른 상권의 단절현상이 뚜렷합니다.

이 가게는 용인과 수원을 잇는 3번 국도를 따라 상권이 양분돼 있는 데다 이 지역 내 가장 큰 단지에 해당하는 금호 베스트빌 1ㆍ2단지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어서 인구 흡입력이 다소 떨어집니다.

아직도 개발이 진행 중인 상권으로 볼 수 있지요.

때문에 업종 분포가 다양하지 못하고 일부 업종은 경쟁이 치열한 형국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막 완료된 시점에서는 판매업과 배달 외식업, 가족단위 외식업이 강세를 보이지만 이 지역은 특이하게도 대형 고깃집을 비롯해 중ㆍ대형 외식업체가 성업 중입니다.

특히 가정주부들이 선호하는 칼국수, 샤브샤브, 한정식 등의 장사가 잘 되는데 이는 이 지역 주부들의 먹거리와 놀거리가 한정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부모 연령층이 30대와 40대 초반이 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녀 연령층은 10대가 대부분이어서 교육에 대한 지출이 많고 가족단위 외식도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또 아파트 단지라는 특성 때문에 주부들의 어울림 문화가 보편화돼 있어서 이웃 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벼운 먹거리가 유리한 상권으로 판단됩니다.

◆ 이 가게의 문제점은

이 점포는 입지면에서 결정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주위에 중ㆍ대형 음식점들이 몰려있어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업종 궁합의 문제가 심각한데,일반적으로 코다리를 주 종목으로 하는 메뉴 구성은 근원적인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코다리는 동태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인지도가 낮아서 정작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크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코다리요리 전문점은 보편화되기 어렵습니다.

상대적으로 동태요리는 30~40대 가정주부들이 선호하고 가족외식도 가능한 아이템이지만 이 가게는 하루에 동태탕이 10개 미만으로 판매돼 비효율적입니다.

동태요리는 탕과 찜의 소스만 차별화한다면 구전에 의한 단골형성이 수월한 아이템에 속합니다.

점포 입지도 주 고객층인 가정주부가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동선 자체가 별미 먹거리촌에 속하기 때문에 동태요리 전문점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습니다.

그러나 이 점포는 상호에서 메뉴 구성까지 코다리에 치중한 결과 대중성을 떨어뜨린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맛도 문제입니다.

음식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너무 깔끔한 맛만을 강조한 나머지 대중성이 약해서 메뉴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개점 초기부터 고객 입맛을 끄는데 실패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동태탕은 진한 육수와 얼큰함이, 찜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해물과 콩나물 맛이 살아나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합니다.

주력 메뉴인 코다리도 깔끔한 맛보다는 오히려 약간 느끼할 정도로 맛의 부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주 메뉴에 대한 이해와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매출비중이 큰 코다리구이 정식은 점심식사에 편중되고 한정식에 가까워 이것이 원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동태전골이나 코다리찜으로는 저녁 회식이나 가족 외식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대체메뉴 개발이 시급합니다.

◆ 개선 방안은

우선 상호 변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맛'이라는 상호는 한정식을 연상시키는 뉘앙스가 강한데, 마침 1층에 한정식집이 있기 때문에 손님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확실하게 동태요리든, 해물요리든 이에 맞는 브랜드 네이밍 전략이 요구됩니다.

코다리찜보다는 동태요리를 주 메뉴로 부각시키는 전략도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동태탕은 점심 한끼를 푸짐하게 해결해 줄 수 있어 남녀노소가 선호하는 메뉴라는 점에서 원가부담이 적은 동태탕을 점심메뉴로 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맛에 불만족을 가져온 고객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는 확실한 맛 보완이 선행돼야 합니다.

메뉴 구성은 현재 산만한 느낌을 주므로 벽면에는 요리메뉴만 제시하고 점심은 별도의 테이블 메뉴를 만들어 점심시간에만 올려놓는 방법으로 점심과 저녁시간을 분리 운영할 것을 권합니다.

벽면에 들어갈 메뉴는 동태전골, 동태찜, 코다리찜에다 동태찌게를 추가로 넣어 4가지 요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또한 주 고객이 가족단위 외식을 즐기는 고객군임을 감안할 때 어린이를 배려한 생선가스나 돈가스를 택일할 수 있도록 하고 명칭은 '어린이가스'로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합니다.

동태요리의 특성상 저녁 술안주나 가족단위 외식에 다소 힘이 부치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모듬해물찜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급적 2인분 기준으로 2만원대에 출시하는 가격전략을 편다면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아파트단지가 대부분이고 주부나 학부형 모임이 많기 때문에 10명 이상 단체 고객에게 기준을 정해 할인해 주거나 단체 마일리지 혜택을 준다면 단골 확보가 가능합니다.

용인 수지 상현동은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신규 창업 점포가 많이 늘어난 지역이지만 인구 유입은 변동이 없는 상황입니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짐을 예고하는 대목이지요.

점주는 개업 초기 전단지 배포만 1회 정도 하고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신도시의 경우 인근 지역에 광범위하고도 지속적인 전단지 배포는 물론 플래카드 부착, 전화번호부 광고 등을 통해 점포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잠재고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법입니다.

원가절감을 위해 현재 8가지 이상 나가는 밑반찬을 압축해 동태탕이나 황태해장국에는 1식 5찬으로 제공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정식류는 해물파전과 젓갈류의 밑반찬을 추가로 넣어 1식 10찬 규모로 상차림을 하되 9000원대로 가격을 인상, '세미 한정식'의 분위기를 내는 게 좋습니다.



< 컨설팅에 도움주신 분 >

최재희 연합창업컨설팅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본부장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중기청ㆍ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 변호사, 회계사, 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 02-514-4855)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