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에어컨 담당 임직원들은 올 여름휴가를 가을 이후로 미루거나 단축해서 다녀왔다.

예년에는 7월 말에 생산을 중단했지만,올 들어서는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주문이 끝없이 몰려들자 이달 말까지 생산을 계속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50만대 수준이던 국내 에어컨 판매 물량은 이미 220만대를 넘어섰다.

사상 최대 기록이다.

반면 난방기 업계는 '길고 무더운 여름,짧고 따뜻한 겨울'이 예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가스히터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10월 초에 신제품을 내놨지만,올해는 11월 초로 한 달가량 시판 시기를 늦춰 잡았다.

업계는 올 겨울 시즌 시장 규모도 12만대로 작년보다 3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열대성 기후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날씨에 민감한 가전,패션,빙과,음료 제품 생산 업체들은 이 같은 이상기온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뚜렷한 4계절에 초점을 맞춰온 생산·판매 방식을 전면 수정하는 작업에 서둘러 착수했다.

실례로 제일모직·LG패션·FnC코오롱 등 대형 패션업체들은 남성 정장의 주종을 이뤄온 추동복 매출 비중이 지난해 60%에서 올해는 5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생산물량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김동민/김현예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