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中 불량품 비난 美도 한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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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필가루 우유ㆍ기생충 돼지고기 등 150년전 유럽이 경악
분필 가루와 양의 뇌를 물에 섞어 만든 우유,건조 콩과 치커리가 5분의 4를 차지하는 커피….
최근 불량 수출품 파동으로 악명 높은 중국산이 아니다.
150여년 전 유럽으로 수출된 미국산이다.
조지아대학 미국 역사학과의 스티븐 밈 조교수가 최근 보스턴글로브를 통해 밝힌 미국의 과거다.
밈 교수는 미국이 19세기 유럽의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하면서 불법 복제와 불량 식품 수출 등으로 세계를 경악시킨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중국의 부실 상품에 대해 강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미국이 당시 중국과 똑같은 오명을 쓰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산 제품이 악명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1859년 미국 식품에 대한 보스턴의 한 조사에서는 황산구리가 함유된 피클,분필 가루 등을 섞어 만든 불량 우유,인체에 치명적인 비소와 구리가 섞인 사탕,납 조각이 포함된 커스터드 가루 등이 발견됐다.
특히 미국산 육류와 그 가공품이 악명 높았다.
1879년 독일은 콜레라와 기생충에 감염된 미국산 돼지고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미국산 돼지고기는 여러 국가로부터 수입 금지 조치를 당했고 미국 식품의 수출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1880년대 중반에는 소의 지방과 내장 등으로 만든 미국산 마가린이 진짜 버터로 둔갑해 수출됐다.
상표나 원산지를 유럽산으로 조작하는 일도 빈번했다.
당시 미국 출판업계도 불법 복제가 판치는 지금의 중국과 다를 바 없었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는 저자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유럽 작품을 출판하는 미국 관행을 보면서 "야만적인 불공정성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밈 교수는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오늘날 중국의 불량품 파동이 중국 자체의 성격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19세기 미국처럼 신생 자본주의 국가가 대부분 겪는 '사춘기 자본주의'의 일면이라는 것이다.
밈 교수는 미국이 1906년 식품의약법과 지식재산권 보호법 등을 제정하면서 불량품 수출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난 것을 감안할 때 중국도 국제적인 압력을 의식해 점진적으로 상황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분필 가루와 양의 뇌를 물에 섞어 만든 우유,건조 콩과 치커리가 5분의 4를 차지하는 커피….
최근 불량 수출품 파동으로 악명 높은 중국산이 아니다.
150여년 전 유럽으로 수출된 미국산이다.
조지아대학 미국 역사학과의 스티븐 밈 조교수가 최근 보스턴글로브를 통해 밝힌 미국의 과거다.
밈 교수는 미국이 19세기 유럽의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하면서 불법 복제와 불량 식품 수출 등으로 세계를 경악시킨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중국의 부실 상품에 대해 강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미국이 당시 중국과 똑같은 오명을 쓰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산 제품이 악명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1859년 미국 식품에 대한 보스턴의 한 조사에서는 황산구리가 함유된 피클,분필 가루 등을 섞어 만든 불량 우유,인체에 치명적인 비소와 구리가 섞인 사탕,납 조각이 포함된 커스터드 가루 등이 발견됐다.
특히 미국산 육류와 그 가공품이 악명 높았다.
1879년 독일은 콜레라와 기생충에 감염된 미국산 돼지고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미국산 돼지고기는 여러 국가로부터 수입 금지 조치를 당했고 미국 식품의 수출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1880년대 중반에는 소의 지방과 내장 등으로 만든 미국산 마가린이 진짜 버터로 둔갑해 수출됐다.
상표나 원산지를 유럽산으로 조작하는 일도 빈번했다.
당시 미국 출판업계도 불법 복제가 판치는 지금의 중국과 다를 바 없었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는 저자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유럽 작품을 출판하는 미국 관행을 보면서 "야만적인 불공정성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밈 교수는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오늘날 중국의 불량품 파동이 중국 자체의 성격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19세기 미국처럼 신생 자본주의 국가가 대부분 겪는 '사춘기 자본주의'의 일면이라는 것이다.
밈 교수는 미국이 1906년 식품의약법과 지식재산권 보호법 등을 제정하면서 불량품 수출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난 것을 감안할 때 중국도 국제적인 압력을 의식해 점진적으로 상황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