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부실로 촉발됐던 글로벌 증시의 불안이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산되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 코스피시장도 나흘간 160포인트 가량 반등하며 1800선에 근접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60일선(1820)을 돌파하고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문제들이 잠복해 있고 60일선에 근접하면서 기술적인 저항도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24일 "우리 시장은 3차 투매에서 나타났던 하락 갭을 메우는 과정이 진행되며 일단 과잉 반응으로 급락했던 부분은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면서도 "이런 빠른 시장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대세 상승으로 완전히 돌아서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미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시장에 잠복해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물론 아직까지 미완의 숙제"라며 "여전히 보따리 속에 숨겨져 있는 불확실성이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난 문제들에 비해서 얼마나 클 것인지는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나흘간 160pt 상승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은데다가 지수가 60일선에 접근하면서 높아지고 있는 기술적인 저항도 예상된다"며 "원론적으로 생각해보면 60일선의 돌파 및 안착에는 다소간의 시간적인 소요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나라 연구원은 "시장의 바닥이 어느 정도 확인된 상황인 만큼 이제는 60일선의 저항을 돌파해야 할 것이며 이후에도 당분간 기간 조정을 거치며 에너지 축적을 위한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단기 저항선은 1800~1830선 정도로 추정되는데 그 가격대에는 이동평균선뿐만 아니라 지난 6월 중순의 전고점도 위치하고 있으며 이번 하락 국면에서의 단기 추세선도 지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증시 변동성이 이전처럼 극단적으로 확대되거나 지난 주말의 저점이 다시 위협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요 저항선을 앞두고 숨 고르기 차원의 짧은 재반락 정도를 상정하면 충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도 "미국 주택 등의 지표 결과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 경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또한 기관의 움직임이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소극적 대응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지수 상승은 당분간 1830 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상승 기조가 무너지지 않았고 글로벌 자금경색 우려가 진정된다면 증시는 재차 2000선을 향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우량 종목 위주의 분할 매수 접근은 장기적으로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이번 급락 과정에서 시장 가담 기회를 놓쳤던 투자자들은 향후 예상되는 단기 저항을 매수 구간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 대상의 선택에 있어서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이라며 "지금 시장에서도 이번 급락 이전의 주도주들보다 상대적인 매력도가 더 높은 업종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단기 저항구간에서도 증권주나 중국 수혜 업종 등으로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