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이 경제 각 부문의 골을 깊이 파이게 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뛰어오르면서 지난 7월 중 압류당한 집이 한 해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특히 자동차 판매 둔화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어 모기지 충격의 다음 희생자는 자동차 업계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압류주택 조사 회사인 리얼티트랙은 7월 중 압류된 주택이 17만9599채로 작년 7월에 비해 93.44% 증가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6월(16만4644채)에 비해선 9.08% 늘었다.

새로 압류된 주택 중 절반가량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미시간 오하이오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들 지역의 주택경기 침체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티트랙은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대출 연장이나 갈아타기도 힘들어지다 보니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사람과 집을 압류당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류 주택은 고스란히 매물로 쌓여 주택경기 침체를 더욱 부채질하게 된다.

또 모기지를 담보로 발행된 채권의 담보 가치를 갉아먹게 돼 이들 채권을 편입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겨 주고 신용 시장을 경색케 하는 원인이 된다.

자동차 담보 대출 및 신용카드 대출 등도 빡빡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캐피털원파이낸셜은 최근 일부 신용카드 고객에 대한 수수료와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의 자동차 할부금융회사도 신용도가 떨어지는 고객들의 자동차 대출금리를 이달부터 올려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당장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뜩이나 주택경기 침체와 주가 하락으로 구매력이 위축된 상태에서 자동차 할부금융마저 빡빡해지고 있는 탓이다.

자동차 판매 분석 기관인 에드먼즈닷컴은 "지난 7월 중 미국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9%가량 감소했다"며 "8월 판매량도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판매동향 전문 추적 기관인 CNW 리서치도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거나 늦추는 미국인이 13.6%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17.6%는 주택가격 하락과 모기지 상환 부담 가중을 그 이유로 꼽았다.

금융시장 진정 여부와 관계없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은 경제 각 부문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는 셈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