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 노트북 국내생산으로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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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컴퓨터가 그동안 대만 업체에 맡겼던 노트북PC 생산을 사실상 국내로 전환한다.
품질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연말까지 노트북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삼보의 이 같은 전략은 지난해까지 '메이드인 코리아 노트북'을 강조해온 LG전자가 최근 중국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4월 노트북 국내생산을 재개했다.
상반기에는 국내에서 15.4인치 대화면 노트북만 생산했으나 최근에는 서브노트북까지 생산하고 있다.
현재 노트북 국내생산 비중은 70%에 달했으며 연말까지 9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일부 특화 노트북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제외하곤 사실상 국내생산체제로 전환하는 셈이다.
삼보컴퓨터는 2004년 '에버라텍' 브랜드의 노트북을 내놓으면서 대만 업체에 맡겨 OEM 방식으로 노트북을 조달해왔다.
삼보 측은 디자인과 품질이 중요한 노트북의 특성상 국내생산이 해외생산보다 소비자 만족도에서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노트북 국내생산을 재개한 후 제품 불량으로 교체한 물량이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노트북 판매 사업을 그만두면서 국내 생산으로 수요를 맞출 수 있게 된 것도 전략 변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삼보컴퓨터의 노트북 판매량은 분기당 5만대 안팎인 반면 안산 공장 노트북 생산능력은 월 4만8000대에 달한다.
삼보컴퓨터는 노트북 국내생산 전환에 맞춰 지난 4월 애프터서비스 자회사 TG서비스를 출범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은 국내 판매 전에 샘플 테스트만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은 전수조사가 가능해 품질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며 "기획단계부터 출하 때까지 엄격한 테스트를 거치는 국내생산을 통해 '에버라텍' 노트북의 신뢰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보의 전략 변화는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삼성전자 LG전자와 대조를 이룬다.
LG전자는 2005년 중국 쿤산 공장을 설립했고 올해 말까지 전체 PC 생산량의 80%를 중국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2003년 중국 쑤저우에 연산 300만대 규모의 PC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현재 전량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쑤저우,쿤산 등지에 PC 부품 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부품 조달이나 원가 절감 등에서 유리하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쿤산은 델,HP 등 주요 PC업체 생산기지가 밀집해 부품 조달에서 장점이 있다"며 "고성능 노트북이나 기업용 PC 등 생산량의 20~30%는 계속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품질이나 시장 대응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12만200대의 노트북을 판매해 국내에서 3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판매목표를 15만대로 늘려 잡았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