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가 증자를 결정해 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한텔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말 최대주주가 김우창 하얀세상 대표로 바뀐 한텔은 김 대표를 비롯한 제3자를 대상으로 25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나 납입일인 이달 14일 현재 61억원만이 납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증자에서 40억원 규모로 참여키로 했던 김 대표까지 증자 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향후 경영권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증자에는 당초 코스닥 상장사인 에너윈과 CMS홀딩스 등도 참여키로 했으나 모두 불참했다. 한텔 주가는 증자 실패에 따라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김우창 대표는 지난 1월에도 코스닥 회사인 세종로봇을 상대로 한 경영권 인수 계약을 파기해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세종로봇의 주식 185만주(6.37%)와 경영권을 90억원에 인수키로 계약해 놓고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취소됐다.
김우창씨가 대표로 있는 하얀세상은 가수 비 등 유명인이 대주주로 참여한 레저업체다.
세종로봇은 당시 경영권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자 지난 6월21일 자금확보를 위해 현 최대주주인 필라멘트 등을 대상으로 31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나 두 달도 안 된 이달 13일 돌연 취소했다. 회사 측은 '경영상 사유'를 내세웠으나 주가가 증자 가격 밑으로 하락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주가도 증자 취소 공시가 나온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에도 8% 가까이 급락했다.
제이콤은 중도금 미납으로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해지된 케이스다. 지난해 말 제이콤의 최대주주가 된 제너시스사모M&A펀드는 최근 칸워크홀딩스와 경영권 매각 계약을 맺었으나 칸워크 측이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취소됐다.
엠피오의 경우는 사업다각화를 한다며 사채까지 끌어다 계열사를 확대한 직후 경영권을 매각해 대주주의 모럴해저드가 도마에 올랐다. 엠피오는 최근 IT(정보기술) 부품회사인 신진테크 인수를 위해 38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으나 지난 13일 최대주주 지분 14.3%와 경영권을 현 시가보다 60% 정도의 프리미엄을 얹어 제3자에 매각했다.
정종태/이미아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