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큐스팜(대표 한철규)은 13일 자사가 보유한 바이오 기술의 이전 및 공동연구관련 협의를 위해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Merck)사의 부사장이 방한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생산성 한계점 도달 및 파이프 라인 고갈에 따라 DR(Drug Repositioning, 시판중인 신약에서 다른 질병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 방법) 활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머크사는 신약출시 후 새로운 적용증 발굴에 대한 성공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큐스팜의 인 실리코 DR(컴퓨터상의 시뮬레이션으로 DR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기술 이전 및 공동연구 협의를 위해 직접 내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머크는 DR을 통해 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 출시후 남성탈모에 효과가 있는 프로페시아(Propecia)로 재출시했다. 파이자(Pfizer)의 유명한 모발성장 촉진제 로게인(Rogaine)은 원래 고혈압치료제로 출시됐던 제품이고, GSK의 중추신경 약물치료제인 부프로프리온(Buproprion)은 금연보조제 자이반(Zyban)으로 출시됐다. 이처럼 DR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R&D 생산성 저하에 따른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기술권을 인수한 폐암 및 난소암치료제인 캄토벨의 적용증 확대를 위한 리포지셔닝 연구가 미국에서 진행중"이라면서 "미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연구협력 과정에서 이큐스팜이 보유한 세계 최대의 화합물DB와 인 실리코 기술이 알려지면서 구체적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머크사는 2006년 매출 226억 달러(한화 약 20조원)로, 세계 7위의 다국적 제약회사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