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 파문이 세계증시를 휘청거리게 만드는 등 그 여파가 심상치 않게 번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급 유동성(流動性) 지원에 나서기까지 했으나 신용경색 위기를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무척 걱정스럽다.

우리 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날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80포인트(4.20%)나 떨어졌고,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물론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관련 채권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기는 하지만 안심할 일은 결코 아니다.

우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번 파문이 어떤 강도로,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각국 정부가 나서고 있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도 있지만 그 반대의견이 더 강한 편이다.

그동안 세계증시를 달궈왔던 과잉유동성 문제와 함께 과도한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펀드들의 투기행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던 터에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근거다.

말하자면 일시적이라기 보다 시장의 구조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오래 지속될 경우 국내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너무도 뻔하다.

그렇지 않아도 심화되고 있는 외자 이탈(離脫)이 더욱 가속화되고,환율급등 등 외환시장 불안이 조성될 가능성도 크다.

금리인상 등 국내 통화긴축과 맞물려 금융시장 경색이 예상외로 빨리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실물경제에도 파급돼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결코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나 투자자 모두가 지나친 과잉반응을 해서도 안되겠지만 신축적인 유동성 조절 등을 통해 세계금융시장 불안의 국내 전이(轉移)를 최소화하는 데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