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도시' 서아프리카 말리의 통북투.엘도라도 지팡그와 함께 중세 유럽인들이 그토록 가고싶어 했다는 황금향(黃金鄕)이다.

16세기 모로코에 의해 멸망하기 전까지 찬란했던 옛 왕국을 끼고 대륙의 동쪽에서부터 달려온 사하라가 펼쳐지고,신비의 부족으로 불리는 투아레그 족이 살고 있다.

무사 앗사리드는 이곳 사막에서 태어나 자란 유목민의 아들.우연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게 되면서 키운 꿈을 현실화시켜 현재 프랑스에 유학 중이다.

그가 접한 문명 세계의 인상과 고향의 추억을 묶어 '사막별 여행자'(신선영 옮김,문학의숲)를 펴냈다.

'꼭지만 돌리면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저절로 열리고 닫히는 마법 같은 문,너무나 다양한 식물과 꽃들,여기저기 널려진 먹고 즐길 거리는 감탄 그 자체였다.

부드러운 모래 언덕과 바람,침묵의 소리가 세상의 전부였던 청년.그 앞에 새롭게 전개된 풍경은 느린 흑백 화면이 아니라 빠르게 움직이는 컬러였다.

하지만 의심스러웠다.

왜 사막의 별은 나아갈 길을 헤아리는 이정표인데 이곳에선 사랑과 불륜,행운과 불운을 내다보는 점성술로 읽히는 것일까.

잠시 놓았던 순수한 영혼을 되찾는 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저자는 말한다.

테제베를 타고도 더 빨리 가지 못해 조급해 하지 말고 낙타처럼 한 걸음씩 내딛으라고.기술의 발견에 반응하는 삶보다 자연의 신호에 응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단순하게 살면서 관계를 생각하라고.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이고 제일 중요한 사람은 지금 자기 앞에 있다고.246쪽,1만8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