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원조격인 한진중공업이 10일 창립 70돌을 맞는다.

이 회사는 일제시대인 1937년 '조선중공업'이란 간판을 내걸고 국내 첫 조선사로 출발한 이래 우리나라 조선산업 70년 역사를 이끌어 왔다.

해방이 되면서 대한조선공사로 이름을 바꿨으며,1989년 당시 한진그룹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상호를 한진중공업으로 변경했다.

작년 4월엔 한진그룹에서 분리됐다.

김정훈 한진중공업 부회장은 9일 부산 영도 조선소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수빅조선소를 발판으로 세계 최고의 조선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수빅에서 선박건조는 물론 플랜트,건설사업에도 주력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영도조선소와 연구개발(R&D)센터,다대포,울산 등 국내 각 공장도 전략적으로 연계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한진복지재단을 마련하고 30억∼40억원을 들여 부산 영도구에 1000평 규모의 장애인복지관을 설립,연내 장애인들의 치료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입사원 모집규모는 해마다 100명 선에서 해오던 것을 300명 선으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역사가 긴 만큼 한진중공업은 각종 신기록의 산실이었다.

1969년 철강어선,1974년 대형선을 각각 건조했고 1977년에는 석유시추선,자동차운반선,화학제품운반선을 국내 최초로 수출하는 등 최초와 최고의 기록을 잇따라 만들어 냈다.

1995년에는 멤브레인형 LNG선을 동양 최초로 건조했으며 2007년 세계 최대급인 1만28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한국조선 기술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과시했다.

이런 성과로 1992년 이후 15년 연속 세계 최우수 선박 건조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사의 핵심 인력들을 배출하며 '조선기술사관학교'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1974년 국내 방위산업체 1호 기업으로 지정된 이래 대형수송함(LPX),초계함,상륙함,수륙양용 공기부양선,잠수정,경비정 및 해양탐사선 등을 건조해 특수선 분야에서도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필리핀 수빅만에 조선소를 건설하고 착공 1년 만인 지난 6월 첫 선박블록을 생산,글로벌 조선사로 성장하는 발판을 다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