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대학의 학위도 함께 받을 수 있는 복수학위제가 과대 홍보되고 있습니다.

전체 학생의 극소수인 1~2%에게만 혜택을 주면서 어떻게 복수학위를 준다고 학생을 모집할 수 있나요?"

전용욱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MBA스쿨) 학장(52)은 9일 "실제 내용은 찬찬히 들여다 보지도 않고 아무데나 복수학위를 갖다 붙인다"며 복수학위제를 남발하는 일부 대학들을 비난했다.

"'중앙대 MBA-푸단대 MBA'의 복수학위제는 학생 전원이 양쪽 학위를 받는다는 점에서 '진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푸단대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중국 3대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명문대다.

전 학장은 중앙대 MBA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다.

그는 경영대학장 재직 시절인 2006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 인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올해 3월 교육부 인가를 받은 중앙대 MBA는 지난 봄학기 야간 과정을 모집하면서 문을 열었다.

오는 가을학기부터 풀타임 주간 과정을 시작한다.

전 학장은 당시 '중앙대 MBA만의 매력이 무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결론은 '차이나 스페셜리스트'와 '한류 전문가'였어요."

차이나 스페셜리스트 양성은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의 브릭스(BRICs) 시장 맞춤형 인재를 기르려는 의도에서 착안됐다고 그는 밝혔다.

전 학장은 "브릭스 시장을 공략하려면 중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대 MBA는 한국 및 중국 경제 그리고 중국어라는 3박자를 고루 갖춘 '중국통'을 꿈꾸는 이에게 제격이라는 것.올 9월 입학생들은 전원이 1년은 중앙대에서 공부하고 나머지 1년은 중국 상하이의 푸단대에서 마치게 된다.

전 학장은 "브릭스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브릭스 MBA'는 국내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MBA의 또다른 특징은 '한류 전문가 과정'.중앙대는 지난 3년6개월 동안 연예기획분야 최고경영자 과정인 E-MP(Entertainment Management Program)를 운영한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

심재명 송승환 등 내로라하는 강사진으로 구성된 이 과정은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전 학장은 "한국 연예 산업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현재의 한류를 보다 전문화하기 위해 한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대-푸단대 복수학위제가 정착될 무렵인 1~2년 후면 중국 인도 브라질 학생들이 중앙대로 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형 MBA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전 학장은 "한국보다 후진국인 태국의 출라롱콘대 MBA도 20년 만에 아시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며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켈로그MBA 등 세계적인 대학들과의 제휴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태국이 했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성선화/양윤모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