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브뤼셀 무역관 김선화 부장 [앵커] 최근 유럽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그간 유럽은 미국에 비해 중국에 관대한 입장을 보여왔었는데, 과연 배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유럽 현장에서 중국에 대해 어떤 무역상의 견제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KOTRA 브뤼셀무역관의 김선화 부장을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분쟁은 이미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만, 최근에는 유럽도 이에 가세하여 중국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을 가하면서 중국상품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는데, 유럽 현지에서의 실상은 어떻습니까? [무역관] 말씀하신대로 작년 하반기부터 유럽 27개 국가로 구성된 경제공동체인 유럽연합, 즉, EU가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상품 교역만이 아니라 환율, 기업인수, 심지어는 노동권 문제까지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가하고 있는데요, 작년에 일반 소비재의 안전도를 제고하기 위해 양측 정부당국간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하자상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완구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안전성 검사와 감독을 강화하는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이어서 위조상품 교역 방지를 위해 EU와 중국의 세관간 협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10월에는 중국에 대한 EU의 통상전략을 새로 수립하여 중국이 세계무역기구, 즉 WTO 회원국으로서 준수해야할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EU의 장관급인 집행위원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이 공정무역을 해야 한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만델슨 집행위원은 올해 7월 유럽의회에서, 현재 EU와 중국은 교차로에 놓여있다고까지 평가하면서, 위안화 평가절하, 국제적인 노동기준 미준수, 환경기준의 열악함, 은행을 통한 정부 보조금 지급 등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전형적인 규제형태인 수입규제 조치도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금년 6월말 현재 중국산 42개 품목에 대해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두 번째 규제대상국인 인도의 16개 품목과 숫자면에서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갑작스레 EU가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다고 현지에서는 분석하고 있습니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계속 확대되는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입니다. 중국은 EU의 최대 수입대상국으로 EU는 작년 한해동안 1천 3백억유로 상당의 무역적자를 봤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적자 규모가 매년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인데, EU는 중국 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들, 특히 평가절하된 위안화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중국 상품이 유럽시장에 유입되면서 하자있는 상품이나 위조 상품이 많아 소비자들이 잇단 클레임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고, 세 번째 요인은, 중국이 급격한 경제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철강이나 목재와 같은 주요 원자재를 싹쓸이해감으로써 유럽 제조업계의 원재료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들 업계가 유럽 각국정부와 EU에 이를 해결해달라고 강력한 로비를 한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EU가 중국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양자간이나 다자간 모든 채널을 통해 중국시장 개방과 공정한 무역을 요구하는 동시에 중국산 제품의 수입에도 제동이 걸릴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1985년에 체결한 중국과의 경제협력협정을 갱신해서 환경이나 환율문제, 노동권 문제와 같이 무역에 영향을 주는 모든 이슈를 포괄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 종료될 중국산 섬유에 대한 세이프가드조치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기존의 EU 지적재산권 헬프데스크를 확대할 것입니다. 북경에 별도의 European Center를 설치해서 중국에 수출이나 투자를 하려는 유럽 기업도 지원하게 됩니다. 또한 EU내에 시장접근팀이라는 태스크포스를 새로 출범시켜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개방을 추진하게 됩니다. EU의 이러한 중국 견제 움직임은 위조상품 교역을 줄이거나 위안화 평가 절상에 도움이 되어 우리로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년내에 새로 만들어질 시장접근팀이 지금 당장은 중국이 타겟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우리 역시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끝맺음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