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피 검사로 위암을 진단할 때 기존에 써온 유전자 방식보다 정확성을 2배가량 높인 단백질 방식을 개발했다.

이 연구원의 이희구·박육필 박사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 속에 들어있는 'MAC2BP 단백질 마커(표지자)'를 이용해 위암 종양을 진단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암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마커를 이용해 정상인과 위암 환자 각각의 혈액에서 단백질 MAC2BP의 함량을 측정한 결과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사람의 혈액 속에는 MAC2BP가 적지만 위암에 걸렸을 경우 크게 증가하며,특히 암세포의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 세포 및 조직에서 더욱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이 마커를 통해 위암을 진단하면 초기 위암도 70∼80%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것.

그동안 간암과 대장암 등 일반 암과 관련된 단백질 마커는 상품화돼 있으나 위암 식별용 단백질 마커는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위암 진단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정확도가 평균 40∼5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희구 박사는 "향후 제품화를 통해 일반 건강검진에 적용할 경우 초기 위함도 혈액 검사만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명공학연구원은 이 진단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한립생명공학(대표 서현호)에 6억원의 기술료를 받고 이전키로 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