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 300만 관객 동원‥흥행속도 빨라질수록 논란도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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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개봉후 6일만에 3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흥행기록을 어디까지 갈아치울지 주목되고 있다.
개봉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디-워'가 이처럼 승승장구 하는 것은 6년간에 걸친 제작기간과 300억이라는 가공할 자본, 그리고 심형래 감독의 남다른 열의가 한데 어울려져 빚어낸 성과물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일만한 것은 한국적인 소재인 '이무기'가 주인공이라는 것과 엔딩부분에 흘러나오는 전통 아리랑의 정서적 유대감, 그리고 한국에서 온 이름없는 감독이 美 LA 도시 한복판을 휘집고 다니며 외국배우들을 동원해 찍어낸 100%한국영화라는데 대한 관객들의 자부심 등이 복잡작용했을 것이다.
심형래 감독이 '디-워' 개봉전 내노라하는 쇼프로그램과 토크쇼 등에 출연 '디-워'에 담긴 그만의 열정과 노력과 눈물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을 상영관앞으로 더욱 끌어들였음은 더말할 나위도 없다.
'디워'는 헐리우드못지않은 CG효과를 우리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는 자긍심을 관객에게 심어주었다.
일부 관객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스토리적인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기도 한다.
두 남녀주인공이 악한 이무기를 피해 달아나다 해변에서 급작스럽게 키스를 나누는 장면도 어색하고, 국가 정보요원이 여주인공 새라를 데리고 빈창고로 가서 이무기의 목적이 그녀이므로 죽여야 한다는 장면도 뭔가 허전하고, 식당이든 어디든 귀신같이 찾아내서 얼굴을 디미는 이무기가 왜 여의주를 차지하기 위해 셀수없는 부하들을 이끌고 도시를 공격해야 했는지 등은 아직도 납득이 안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결점들을 만회하기에 충분한 CG효과로 인해 팬들은 '디-워'에 열광하고 있다.
이주헌 감독은 '디-워'의 흥행요인에 대해서 '용가리의 실패에서 많은 교훈을 얻은 듯 하다'고 밝혔다.
심형래 감독의 절치부심이 돋보이는 부분에 대해서 '첫째, 용가리는 고질라를 보는 듯한 일본의 괴수영화의 색채가 강한 반면 ‘디워’는 한국의 전설 속에 등장하는 동물을 소재로 삼음으로써 거부감을 없앴고 둘째, 인터넷과 극장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 하였다. 인터넷에서의 논란을 적절히 활용, 이슈화시키는 전략으로 홍보효과를 높였고 일반 극장이 아닌 문화회관에서 상영하는 식의 어린이용 영화를 탈피하였다'고 설명했다.
300억이라는 거대한 자본동원이 말해주듯 '포장지를 화려하게 바꾸고 매장 구석에 놓여있던 물건을 계산대 앞에 놓아둔 식이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관객들이 심감독의 '디워'에 열광하는데 반해 이송희일, 김조광수 감독등 충무로의 젊은 감독들은 '디-워'를 둘러싼 맹목적인 현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을 해 네티즌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송희일 감독의 혹평으로 인해 인터넷이 뜨거워졌다 좀 식나 싶을 무렵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이자 감독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송희일 감독에 대한 네티즌의 악평과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조광수 감독이 '디-워'를 둘러싼 현상에 대해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형래 감독은 사실과 다른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
3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감독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다.
둘째, '디-워'는 한국인의 애국심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영화의 장점을 살려야지 집단적인 감정을 자극해서는 안된다.
셋째, 심형래 감독은 겸손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애국심을 자극하는 것도 마케팅의 방법중 한가지이기 때문에 꼭 비난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라고 일부 네티즌은 말한다.
한국영화니까 꼭 봐달라고 한다고 해서 관객이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성 흥행성 등이 골고루 갖춰져 있어여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김조광수 감독이 이같은 비평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상대를 흠집내기 위한 비판이 아닌 선의의 비평은 오히려 심형래 감독이 다음에 더좋은 영화를 만드는데 거름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심형래 감독에게 호의적인 네티즌들이 이송희일 감독이나 김조광수 감독에 대해 악플과 비인간적인 비판을 몰아쳐대는 것이다.
자신이 감독이든 일반인이든 어떤 영화에 대한 평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자유다.
또한 네티즌들이 영화에 대한 평을 직접 내리도록 하게 하는 네티즌 평점이라는 제도는 현재도 포털사이트 대부분에 유지되고 있지 않은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싸잡아 비난하고 악의에 찬 댓글을 단다면 성숙한 문화평론의 길은 더 멀어지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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