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蓮雅 < 삼성SDS 상무 yjang@samsung.com >

필자는 하루를 되돌아 보며 오늘은 내가 얼마나 성장했나 생각해 보는 습관이 있다.

특히 나 자신과 한 약속 중 어긴 것은 없는가를 생각하는데 그중의 하나를 소개해 본다.

그것은 바로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리다"라는 말로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을 공격하는 실수를 저질러서 나 자신도 작게 만들고 상대방의 성장도 저해(沮害)하지는 않았나 하는 것이다.

'맞다,틀리다'라는 흑백론적 관점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문제의 중요한 본질을 잊게 되고 '열띤' 토론 후에도 좋은 해결책을 찾았다는 만족감보다는 오히려 더 답답해지며,배운 것도 없고 후회스럽게 된다.

흰색과 검은색 사이에도 진한 회색과 연한 회색,밝은 회색과 어두운 회색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지 않는가.

하지만 흑백론자들은 흰색이 아니면 검은색이라고 주장하고 중간에 위치한 회색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어려운 질문에 대해 승자와 패자,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성공과 실패,맞는 것과 틀리는 것 등으로 양분해서 옳고 그르다는 단순한 답변으로 쉽게 생각을 끝내 버리려 한다.

따라서 흑백론자들은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행동의 게으름이 아닌 생각의 게으름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맞다' 아니면 '틀리다'를 분명하게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오면서 필자가 그 안에서 배운 것은 항상 맞는 것과 항상 틀리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고,정답이라는 것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었다.

나의 관점에서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해결책이 다른 사람 관점에서는 좋지 않은 해결책일 때도 있었다.

'맞다'와 '틀리다'는 종종 시간 장소 환경 문화 목적 등에 따라 다르고,오늘 옳았던 것이 내일 틀리기도 하고,이곳에서는 옳았다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도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때때로 흑백론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세상을 단순화하여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구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흑백론의 함정은 아주 철저하게 우리의 생각과 창의성을 제한한다.

따라서 늘 깨어 있으면서 다양한 선택에 대해 자각(自覺)하고 자신의 마음을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고 들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닫힌 마음의 흑백론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때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게 되고 대화가 더 재미있고 풍부해진다.

이런 대화 속에서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자,흑백론에서 벗어나 이런 대화의 흐뭇함을 만끽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