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25년인 1592년 7월8일(음)은 임진왜란의 분수령을 이룬 날이다.

이순신의 조선 수군이 지금의 통영 견내량과 안골포에서 100여척의 왜(倭) 전함을 수장시킨 '한산대첩'의 승전고를 울린 날이다.

한산대첩은 서해 뱃길을 뚫어 제해권까지 장악한 뒤 수륙병진의 대륙 침략을 꾀했던 왜를 좌절시키고,전쟁의 방향을 조선 쪽으로 돌려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충무공이 장계(狀啓)에도 적은 학익진(鶴翼陣)이 한산대첩을 가능케한 진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학익진은 위계(僞計)에 의한 포획섬멸 작전.견내량의 좁은 물길을 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쫓긴 뒤 멋모르고 추격하는 왜 전함단을 학이 날개를 펴듯 포위해 가둔 뒤 깨뜨렸던 것.러일전쟁 당시 대마도해전에서 이 진법으로 러시아 발틱함대를 괴멸시켰던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은 '나는 이순신에 비하면 일개 하사관에 불과하다'며 이순신의 위대성을 얘기하기도 했다.

한산대첩의 역사적 의의를 살피고 학익진의 해전 현장도 보여주는 축제가 열린다.

9∼12일 나흘간 통영과 그 앞바다에서 열리는 한산대첩축제가 그것.올해로 46회째를 맞는 축제는 어느 해보다 실감나는 해전의 재현과 체험 이벤트가 자랑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한산해전 재현'.12일 오후 6시30분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이 학익진으로 왜 전함단을 괴멸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120여척의 선박이 투입되며,입체 레이저영상과 합창단의 코러스로 전장과 승리의 분위기를 돋운다.

망일봉 한산대첩기념공원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행렬(10일 오후 4시)도 장대하다.

세병관에서 군점을 마친 통제사 이순신과 그 부대가 퍼레이드에 나선다.

이 행렬과는 별도로 1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이충무공 구국정신 계승 행렬 참가대회'도 준비했다.

세병관∼데파트∼우리은행∼항남오거리∼서호시장∼문화마당을 행진하며 각기 준비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체험 이벤트도 다양하다.

'김천손 구국의 봉홧불 이어달리기'(9일 오후 5시)가 눈에 띈다.

한산대첩 하루 전인 7월7일(음) 견내량의 왜 함대 정황을 이순신에게 전해 해전의 대세를 장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천직의 김천손을 기리기 위한 행사다.

14인 1조가 돼 한산해전 발진항인 산양면 담석 당포에서 주행사장까지 봉송한다.

수군(격군)체험 노젓기 대회(11일 오전 10시)도 준비했다.

북수 1명,격군 2명이 한조가 돼 노젓기 경쟁을 하며 승첩의 기쁨을 나눈다.

이 밖에 읍·면·동 별 통구밍이(바닥이 편평한 작은 배)대회,새바다호(경상대 실습선)를 타고 하는 역사의 현장답사,해양레포츠 체험(도남관광지)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충무공의 氣' 직접 체험하려면… 토영마실, 축제 패캐지 내놔

토영마실(055-645-8588)은 1박2일 일정의 한산대첩축제 체험패키지를 내놓았다.

거북선과 판옥선 만들기,전통연 만들기 등의 체험 이벤트를 즐긴다.

유람선을 타고 한산도 제승당으로 건너가 충무공 이순신과 한산해전에 대해 알아본다.

조선수군 체험행사에도 참여한다.

토요일 출발은 한산대첩 재연 광경을 구경한다.

8월9·10·11일 세 차례 서울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출발한다.

1인당 9만9000원,토요일 출발은 10만9000원.

한산대첩기념사업회 (055)644-5222,통영시청 문화예술과 (055)650-4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