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에서 제1당으로 부상한 민주당의 도쿄 중앙당사는 30일 축제 분위기였다.

승리 주역인 오자와 이치로 대표(65)는 유세 기간 중의 과로 여파로 당사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당직자들은 승리의 여세를 몰아 정권 교체를 달성하자며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승자는 목표 의석인 55석을 크게 웃돈 60석을 획득,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연 오자와 대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회한 정치가 오자와는 치밀한 선거 전략으로 대승을 거둬 혈기왕성한 아베 신조 총리(52)를 퇴진 위기로 몰아넣었다.

실제로 17일간의 공식 유세 기간 중 오자와 대표와 아베 총리의 행보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오자와 대표는 연금과 소득 격차 등 민생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시켜 유권자를 공략했다.

특히 그는 '생활이 제일'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집권당의 최대 실정으로 지적되는 연금 부실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오자와 대표는 선거 전날 유세에서 "현 정부가 계속 집권하면 국민들이 더 많은 돈을 내고 연금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으며,연금제도 자체가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서민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

이에 비해 아베 총리는 '우츠쿠시이 닛폰(아름다운 일본) 건설' '헌법개정을 통한 강한 일본' 등 거창한 정치 구호를 외쳤다.

그는 경제 정책에서도 '개혁을 통한 경제성장 지속'을 내걸었으나 연금 부실로 불만이 커진 시민들의 마음을 잡진 못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13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오자와 대표는 정치 명문가 출신인 젊은 총리보다 밑바닥 민심을 제대로 읽은 셈이 됐다.

자민당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가 평의원일 때 최연소 간사장(사무총장)을 지냈고,야당 당수로 연륜을 쌓은 오자와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선거 전략을 택했다.

'난세의 오자와'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카리스마를 가졌지만,때로는 독불장군식 행동으로 비난도 받아온 오자와 대표가 정권 교체를 달성해 총리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인한 국제부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