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계 글로벌 로펌과 제휴해 세계 네트워크의 일부로 편입할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글로벌 로펌 수준으로 올라설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싱가포르 법무법인 웡파트너십의 앨빈 여 대표변호사가 한국 로펌에 던지는 화두다.

경제 규모에 비해 법률시장 개방이 늦은 편인 한국을 바라보는 해외 측 시각의 일단인 셈이다.

웡파트너십 역시 클리포드챈스와 합작사(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후 이런 고민에 직면해 있다.

그는 "스스로 글로벌 로펌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해외에 사무소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해외에 사무소를 내서 충분한 수익을 얻기는 쉽지 않고 클리포드챈스도 20년 전에 중국에 사무실을 냈지만 어느 정도 수익을 낸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외 변호사들은 대체로 한국 토종 로펌들의 잠재력을 높이 샀다.

도쿄와 홍콩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이상훈 링클레이터스 파트너변호사는 "한국 로펌들은 점점 강해지고 있고 적어도 한국 시장 내에서는 외국 로펌들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로펌의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등 쓴소리들도 나왔다.

한국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미국계 로펌의 파트너변호사는 "한국 대형 로펌들의 경우 파트너변호사 숫자가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에 비해 너무 많아 고비용이면서 효율성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날렵한 형태로 구조조정을 해야 후에 외국 로펌들과의 인수·합병(M&A)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계 데베보이스 앤 핌톤의 이종호(마크 J 리) 변호사는 "영·미계 로펌에서 일하면서 해외에서 큰 거래 등을 맡아본 경험이 많은 파트너급을 영입해야 국제화가 앞당겨진다"며 "그러나 이들에게는 국내 로펌으로 이직할 이점이 많지 않은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최근 국내 로펌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에 대해 "베트남 중국만 고집하지 말고 국내 건설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두바이나 중동 등도 도전해볼 만한 곳"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