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도 이제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은 26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능률협회·무역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M&A에 주춤거리는 동안 일본 중국 인도기업들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M&A 시장규모는 2002년 1조2000억달러에서 지난해 3조8000억달러로 3배 이상 확대됐지만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M&A 규모는 일본의 5.5%,중국의 8.5%에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인도 철강기업인 미탈이 아르셀로를 사들이고,일본 도시바가 미국 웨스팅하우스 원자력 발전 부문을 인수하는 등 아시아 경쟁국들의 활발한 M&A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세계 주요 기업들이 M&A를 통해 세계시장 지배에 나서는 사례가 줄을 잇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해외기업 M&A 전략을 서둘러 마련할 시점"이라며 "정부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 확보를 위해 글로벌 M&A뿐만 아니라 해외 거점 확보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도요타자동차가 세계 26개국에 52개의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P&G가 12개국에 22개의 R&D(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는 점을 예로 들며 "해외시장을 우리의 '텃밭'으로 만들기 위해선 생산 및 개발거점을 현지에 더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