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상반기 중 투자 규모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사들인 해외 부동산 가운데 취득가액 기준으로 가장 비싼 것은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650만달러(약 59억5000만원)짜리 상가였으며 해외골프장 회원권 투자액 가운데 최고가는 중국의 38만달러(약 3억5000만원)짜리였다.

◆동남아 투자 급증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상반기 중 거주자의 외국 부동산 취득현황'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의 해외 부동산 취득금액(외국환은행 신고 기준)은 5억6470만달러(1357건)로 작년 한 해 동안의 5억1420만달러(1268건)를 훌쩍 넘어섰다.

작년 상반기의 1억5680만달러(377건)에 비하면 무려 3.5배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개인의 투자용 부동산 취득한도가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확대되면서 거주용보다 투자용 부동산 취득이 급증했다.

거주용 부동산 취득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29%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투자용 부동산 취득은 무려 18배나 폭증했다.

개인의 투자용 해외 부동산 취득은 동남아 지역이 크게 늘었다.

3건 중 1건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대한 투자였다.

이 지역에 대한 투자액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10%를 밑돌았으나 올 상반기에는 2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작년 하반기 6건,160만달러에 그쳤던 싱가포르 투자는 올 상반기 79건,4420만달러로 급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8배나 늘어난 것이다.

말레이시아(1300만달러→3300만달러)와 필리핀(540만달러→1560만달러)에 대한 투자금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작년 하반기 절반가량 차지하던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은 44%로 축소됐다.

◆고가주택 구입도 급증

개인이 해외에서 구입한 부동산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은 취득가액 기준으로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650만달러짜리 투자용 상가였다.

신고금액 기준으로는 싱가포르 소재 350만달러짜리 주거용 주택이 가장 고가였다.

신고금액은 국내 거주자가 해외부동산을 구입할 때 외국환은행에 얼마를 가져나가겠다고 신고한 것을 집계한 것이고,부동산 취득가액이란 실제 현지 부동산 가격을 말한다.

신고한 금액은 100만달러인데 현지에서 20만달러를 은행에서 빌리거나 모기지론을 통해 마련해 120만달러(취득가액)짜리 집을 산 경우 차이가 발생한다.

이 같은 차이로 인해 개인의 실제 취득가액은 7억7000만달러로 신고금액의 약 1.3배 수준이었다.

취득가액 기준 100만달러 이상의 거액 부동산은 총 181건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고,300만달러 이상의 고가 부동산도 9건이나 됐다.

부동산 소재지는 교포와 유학생이 많은 미국이 45%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순이었다.

취득 연령별로는 40대가 전체의 40%로 가장 많았고 50대(20.2%) 30대(19.6%) 순이었다.

◆골프장 회원권은 중국 일본

골프장을 비롯한 해외부동산 이용권 취득 건수는 600건,1800만달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대부분은 개인의 골프장 회원권이었고,콘도이용권이나 헬스장 이용권 구입은 미미했다.

20만달러 이상의 고가 골프장 이용권은 8건으로 이 중 법인이 4건을 취득했다.

최고 금액은 중국 소재 38만달러짜리 골프장 회원권으로 개인이 구입했다.

골프장 이용권 소재지는 중국이 800만달러(47%)로 가장 많았고 일본(40%) 필리핀(3.5%) 등의 순이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