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개발은행이 바클레이즈은행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간에 벌어지고 있는 ABN암로 인수전에 전격 가세했다.

미국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 30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 간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면서 중국이 세계 금융계의 '빅 브러더'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개발은행이 바클레이즈의 지분 3.1%를 22억유로(30억3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바클레이즈은행이 ABN암로를 인수할 경우 76억유로(104억8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합병 은행의 지분 7.6%를 갖게 된다.

또 합병 은행 이사회에 비상임이사를 둘 수 있고 지분을 최대 10%까지 늘릴 수 있는 옵션을 확보했다.

중국은 특히 바클레이즈가 ABN암로를 인수할 수 있도록 강력히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년간 비준하지 않았던 바클레이즈의 중국 신용투자회사 지분 20% 인수도 허용했다.

이는 RBS와 바클레이즈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ABN암로의 주주들에게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프리미엄을 제공,인수전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바클레이즈는 중국개발은행과 싱가포르 테마섹에서 모두 185억달러를 유치,중국시장 진출이라는 프리미엄을 얻어 ABN암로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바클레이즈는 ABN암로 인수 제안가격을 주당 34.70유로에서 35.73유로로 높였다.

예금 업무는 하지 않고 장기 채권 등을 발행해 사회간접자본 투자자금이나 아프리카 지원금 등을 조달하는 특수 국영은행인 중국개발은행은 이번 투자를 통해 국제적 상업은행으로 탈바꿈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개발은행을 해외투자공사와 함께 1조3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외국에 투자하는 중요한 창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