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공항 홍수 예방 … 경쟁입찰서 세계 1.2위社 제쳐

국내 수중펌프 생산업체인 금정공업이 미국 유럽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을 제치고 카타르 도하국제공항의 홍수 방지 수중펌프 공급권을 따냈다.

금정공업은 카타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하국제공항에 홍수 방지 수중펌프 11대를 공급하는 주 납품업체로 뽑혀 최근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100만달러.수중펌프란 집중호우 시에 홍수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수지에 고인 물을 다른 지역으로 퍼 나르는 데 사용된다.

미국의 벡텔엔지니어링이 감리를 맡고,유럽과 중동의 컨소시엄 업체가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도하국제공항 프로젝트는 그 상징성 때문에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수중펌프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눈독을 들였다.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미국의 플리트,2위 기업인 독일의 KSB 등 총 8개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다.

보통 수중펌프의 국제 경쟁입찰에서는 공급 업체의 브랜드 인지도가 수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금정공업의 경우 국내 수중펌프 시장에서는 업계 1위이나 세계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는 플리트,KSB 등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매출 면에서도 금정공업은 100억원대로 매년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플리트,KSB 등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금정공업 측은 그러나 이러한 '작은' 규모가 되레 이번 입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주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양태열 금정공업 대표는 "이번 입찰의 조건은 총 11대의 펌프를 20주 내에 납품하고,이 중 4대는 12주 안에 납품하는 것이었다"며 "기본적인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납품기일을 맞출 수 있는 업체는 금정공업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플리트,KSB 등은 모든 과정이 시스템화돼 있는 글로벌 기업이어서 발주자의 요구에 맞춰 수중펌프의 규격을 변경하는 데만도 4∼5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납품기일을 지킬 수 없었다.

반면 금정공업은 회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철저하게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제품을 일사분란하게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