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앞에선 판정도 '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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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에 대한 과도한 배려인가,판단 잘못인가.
세계 최고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대회 첫날 타이거 우즈에게 '이상한 판정'을 내려 뒷말을 낳았다.
R&A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함께 골프게임에 적용되는 모든 규칙과 판례를 관장하는 최고 권위의 골프기구.
문제는 첫날 10번홀(466야드)에서 발생했다.
당시 3언더파로 선두권을 달리던 우즈의 티샷이 왼편으로 갔다.
볼이 멈춘 곳은 깊은 러프였는데 공교롭게도 TV중계용 케이블에 걸려 있었다.
케이블은 임시로 쳐놓은 로프(사진)처럼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므로,이 경우 케이블을 치운 뒤 볼이 움직이면 벌타 없이 볼을 원래 자리에 놓고(리플레이스) 다음샷을 하면 된다.
그런데 R&A 경기위원인 알란 홈스는 이상한 판정을 내렸다.
우즈에게 무벌타 드롭을 허용한 것.우즈는 케이블을 치우는 대신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한 뒤 그곳에서 1클럽 길이 내에 드롭했다.
볼이 처음 케이블 옆에 멈춘 곳은 깊은 러프였으나 경기위원의 '도움'으로 드롭한 뒤 멈춘 지점은 페어웨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우즈는 풀이 긴 러프대신 한결 좋아진 라이에서 샷을 할 수 있었고,결국 3온1퍼트로 파를 세이브했다.
해당 경기위원은 "케이블이 고정돼 있어서 그렇게 판정했다"고 말했으나 우즈조차 "그런 판정은 처음 본다"며 의아해했다.
전 유럽PGA 투어프로로서 영국 BBC 중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마크 로는 "우즈가 샷을 한 뒤 그곳으로 가 케이블을 들어보니 약 1m는 움직였다"고 말했다.
경기위원의 판정이 잘못된 것을 입증한 것.
우즈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리한 판정을 받은 사례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USPGA선수권대회에서는 러프에 있는 볼을 갤러리가 고의로 페어웨이로 쳐낸 것이 분명한 데도 볼이 멈춘 곳에서 칠 수 있도록 인정받았고,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녈에서는 친 볼이 지붕 위로 사라지자 경기위원이 분실구나 OB로 처리하는 대신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로 처리해 구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선수나 대회 관계자들은 R&A가 미국PGA 경기위원들처럼 황제 앞에서 너무 '굽실'거린다며 수군대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세계 최고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대회 첫날 타이거 우즈에게 '이상한 판정'을 내려 뒷말을 낳았다.
R&A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함께 골프게임에 적용되는 모든 규칙과 판례를 관장하는 최고 권위의 골프기구.
문제는 첫날 10번홀(466야드)에서 발생했다.
당시 3언더파로 선두권을 달리던 우즈의 티샷이 왼편으로 갔다.
볼이 멈춘 곳은 깊은 러프였는데 공교롭게도 TV중계용 케이블에 걸려 있었다.
케이블은 임시로 쳐놓은 로프(사진)처럼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므로,이 경우 케이블을 치운 뒤 볼이 움직이면 벌타 없이 볼을 원래 자리에 놓고(리플레이스) 다음샷을 하면 된다.
그런데 R&A 경기위원인 알란 홈스는 이상한 판정을 내렸다.
우즈에게 무벌타 드롭을 허용한 것.우즈는 케이블을 치우는 대신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한 뒤 그곳에서 1클럽 길이 내에 드롭했다.
볼이 처음 케이블 옆에 멈춘 곳은 깊은 러프였으나 경기위원의 '도움'으로 드롭한 뒤 멈춘 지점은 페어웨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우즈는 풀이 긴 러프대신 한결 좋아진 라이에서 샷을 할 수 있었고,결국 3온1퍼트로 파를 세이브했다.
해당 경기위원은 "케이블이 고정돼 있어서 그렇게 판정했다"고 말했으나 우즈조차 "그런 판정은 처음 본다"며 의아해했다.
전 유럽PGA 투어프로로서 영국 BBC 중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마크 로는 "우즈가 샷을 한 뒤 그곳으로 가 케이블을 들어보니 약 1m는 움직였다"고 말했다.
경기위원의 판정이 잘못된 것을 입증한 것.
우즈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리한 판정을 받은 사례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USPGA선수권대회에서는 러프에 있는 볼을 갤러리가 고의로 페어웨이로 쳐낸 것이 분명한 데도 볼이 멈춘 곳에서 칠 수 있도록 인정받았고,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녈에서는 친 볼이 지붕 위로 사라지자 경기위원이 분실구나 OB로 처리하는 대신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로 처리해 구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선수나 대회 관계자들은 R&A가 미국PGA 경기위원들처럼 황제 앞에서 너무 '굽실'거린다며 수군대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