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의 법정관리를 마치고 지난 2월 동양그룹에 인수된 한일합섬이 의류,패션 전문기업으로 재도약한다.

건설,레저,기계 등 비주력사업은 그룹내 관련 사업들과 연계해서 운영하거나 통합키로 했다.

구자홍 한일합섬 부회장은 19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5개월여 동안 조직과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거쳐 의류수출과 패션 전문기업으로 나아가기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건설,레저,기계 등의 사업은 그룹내 전문 계열사들에 맡기는 대신 한일합섬은 △의류수출(봉제)에 대한 투자 강화 △신규 브랜드 출시 등 패션 사업 강화를 통해 섬유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우선 인도네시아에 48개 라인 규모의 봉제 공장을 신설하고,동남아 지역에 50개 봉제 라인을 추가로 짓는다.

올 하반기에만 이 부문에 200억원이 투자된다.

패션사업의 경우 기존 남성,여성 2개 브랜드 중 남성캐주얼 브랜드인 '윈디클럽'만 육성하고,내년 초에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했다.

의류·패션부문에서 승부를 걸기로 방향을 잡은 한일합섬은 태영이 추진하는 마산의 옛 공장부지 개발 프로젝트 시공권 20%를 동양메이저 건설사업부문에 넘기고 건설업 면허를 반납키로 했다.

26만평 규모의 속초 영랑호리조트(콘도와 9홀 골프장)를 운영하는 레저사업부문은 지난 13일 동양리조트라는 이름으로 물적분할됐다.

지분은 한일합섬이 100% 보유하되,경영은 파인크리크 골프장 등을 보유한 동양레저에서 맡아 그룹내 레저 사업을 통합 운영키로 했다.

구 부회장은 "시멘트를 주력으로 해온 동양그룹은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만 갖고 있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상 큰 투자가 필요없는 의류사업을 그룹 성장의 한 축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류,패션 산업은 무한경쟁 시장이지만 잘만 운영하면 그만큼 부가가치도 높다"고 설명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