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버란, STX에는 심려 안 끼칠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버란트레이딩이 STX 지분을 또다시 사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3일 장 마감 후 STX의 2대주주인 제버란은 공시를 통해 기존 11.97%였던 STX 지분을 12.59%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제버란은 이달 들어 4일부터 11일까지 6일에 걸쳐 STX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는데, 이 기간 동안 STX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STX는 현재 그룹 오너인 강덕수 회장 측 지분이 36.64%(1245만4790주)로 가장 많아 제버란의 지분 매입이 당장 STX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운주를 중심으로 보여준 제버란의 과거 투자 행적이 예사롭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버란트레이딩은 노르웨이의 해운업체인 골라LNG 계열 투자회사로, 몇년 전부터 국내 해운업체들의 지분을 샀다가 매각하면서 차익을 많이 냈다.
그런데 매각 행태가 다소 특이하다. 제버란이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하지는 않지만, 해당 회사 경영권에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쪽에 보유 지분을 팔아 넘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먼저 현대상선 관련 사례를 보자.
제버란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이다 2006년 4월27일 보유 중이던 현대상선 지분 13.9%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모두 넘겼다. 당시 제버란은 현대중공업 측에 현대상선 지분을 사겠느냐고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버란은 이때 또 다른 투자회사 스타뱅거가 보유중이던 현대상선 지분을 포함, 총 26.68%의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중공업 그룹에 매각하는 일을 주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수락한 뒤 현대상선의 1대주주가 됐다. 결국 현대그룹은 제버란 때문에 현대상선 경영권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현대그룹은 이에 맞서기 위해 현대상선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는 등 경영권 방어용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한진해운의 경우도 흥미롭다.
제버란은 한진해운 주식을 2004년 11월부터 취득한 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해운재벌 새미 오퍼에게 지분 8.7%를 매각한 바 있다. 한진해운도 이때 대한해운과 자사주 맞교환을 하는 등 법석을 떨었다.
제버란이 이처럼 묘한 투자 행보를 보여 왔으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STX의 경우 경영권 위협보다는 투자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제버란의 과거 투자 행태가 M&A 위협처럼 보이긴 했으나 실제로 제버란이 위협을 한 적은 없다”며 “움직임이 매각 차익 쪽으로 가는 것으로 보여 큰 위협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STX 측도 경영권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STX 관계자는 “제버란의 STX지분 매입이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여 내부적으로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제버란은 현재 STX 외에, 코스닥 시장의 조선기자재업체인 오리엔탈정공의 지분도 7.88%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사들이기 시작했다.
제버란이 이번 투자에서는 얌전히 차익만 얻고 빠져나갈지,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처럼 M&A 이슈에 불을 당길지는 지켜볼 일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
지난 13일 장 마감 후 STX의 2대주주인 제버란은 공시를 통해 기존 11.97%였던 STX 지분을 12.59%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제버란은 이달 들어 4일부터 11일까지 6일에 걸쳐 STX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는데, 이 기간 동안 STX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STX는 현재 그룹 오너인 강덕수 회장 측 지분이 36.64%(1245만4790주)로 가장 많아 제버란의 지분 매입이 당장 STX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운주를 중심으로 보여준 제버란의 과거 투자 행적이 예사롭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버란트레이딩은 노르웨이의 해운업체인 골라LNG 계열 투자회사로, 몇년 전부터 국내 해운업체들의 지분을 샀다가 매각하면서 차익을 많이 냈다.
그런데 매각 행태가 다소 특이하다. 제버란이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하지는 않지만, 해당 회사 경영권에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쪽에 보유 지분을 팔아 넘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먼저 현대상선 관련 사례를 보자.
제버란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이다 2006년 4월27일 보유 중이던 현대상선 지분 13.9%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모두 넘겼다. 당시 제버란은 현대중공업 측에 현대상선 지분을 사겠느냐고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버란은 이때 또 다른 투자회사 스타뱅거가 보유중이던 현대상선 지분을 포함, 총 26.68%의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중공업 그룹에 매각하는 일을 주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수락한 뒤 현대상선의 1대주주가 됐다. 결국 현대그룹은 제버란 때문에 현대상선 경영권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현대그룹은 이에 맞서기 위해 현대상선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는 등 경영권 방어용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한진해운의 경우도 흥미롭다.
제버란은 한진해운 주식을 2004년 11월부터 취득한 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해운재벌 새미 오퍼에게 지분 8.7%를 매각한 바 있다. 한진해운도 이때 대한해운과 자사주 맞교환을 하는 등 법석을 떨었다.
제버란이 이처럼 묘한 투자 행보를 보여 왔으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STX의 경우 경영권 위협보다는 투자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제버란의 과거 투자 행태가 M&A 위협처럼 보이긴 했으나 실제로 제버란이 위협을 한 적은 없다”며 “움직임이 매각 차익 쪽으로 가는 것으로 보여 큰 위협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STX 측도 경영권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STX 관계자는 “제버란의 STX지분 매입이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여 내부적으로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제버란은 현재 STX 외에, 코스닥 시장의 조선기자재업체인 오리엔탈정공의 지분도 7.88%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사들이기 시작했다.
제버란이 이번 투자에서는 얌전히 차익만 얻고 빠져나갈지,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처럼 M&A 이슈에 불을 당길지는 지켜볼 일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