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9개 증권사 사장단이 과열된 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해 어제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시장안정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비록 구체적 규제책은 내놓지 않았지만 사장단 긴급회의를 개최한 자체가 현 장세는 지나치게 달아올라 있으며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는 경고(警告)를 보낸 것에 다름아니다.

물론 현 장세와 관련해서는 주가가 오를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최근의 경기회복 무드와 기업실적 호전,간접투자 활성화 및 기관투자가 역할 증대,그동안의 국내증시 저평가 등의 요인을 감안하면 시장 환경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넘쳐나는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코스피지수는 최근 두 달 사이에만 20% 이상 치솟았다.

활황세를 보이는 글로벌 증시 가운데서도 단연 최고의 상승률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증시격언처럼 장세가 급락세로 돌변하며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힘든 요즘 증시는 분명 열기를 식힐 필요가 있다.

상승추세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속도 조절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시장은 시장에 맡기는 게 정도(正道)이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제한적 수준의 시장개입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증권사 사장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사자'가 계속될 경우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투자자들이 이성을 회복해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주기를 기대한다.